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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지방선거를 8일 앞둔 25일 여야의 핵심 키워드가 느닷없이 '성희롱'으로 급부상했다. 선거가 막판으로 접어들수록 네거티브 전략과 후보간 비방이 가열되는 상황인데 여야는 상대진영의 성(性)관련 문제를 난타하며 비판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성희롱'과 관련한 여야의 폭로전이 가열돼 진실공방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군수 누드사진, 송영길 베트남 성접대 의혹'
한나라당 정옥임 중앙선대위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민주당 소속 전북 군수.군 의회 의장 성희롱'과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 베트남 성접대 의혹'을 제기하며 해명을 촉구했다.
정 대변인은 "민주당 소속의 군수와 의회 의장이 군청 소속의 23살 여성 계약직 직원에게 의장실에서 '누드사진'을 찍자며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성희롱을 했다고 한다"면서 "한 두 번도 아니고 수차례에 걸쳐 군의회 의장실 등에서 행해진 이와 같은 언행은 23살의 어린 여성 직원에게는 충격과 공포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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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당 ⓒ 연합뉴스
정 대변인은 이어 "민주당은 성희롱후보에 대한 공천을 취소하기는커녕 해명도 없이 수수방관만 하고 있다"면서 "오히려 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 홈페이지에 올라간 글마저도 공직선거법상 후보자 비방금지 조항을 들어가면서 사건을 꼭꼭 덮어두고 '성희롱 후보 구하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전북 모 군청 계약직 사원이던 A씨는 지난 6일 "지난해 12월부터 수개월동안 군수와 군의회 의장이 함께 있던 자리에 불려가 군수로부터 세차례에 걸쳐 누드사진을 촬영해 보라"는 집요한 제의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A씨는 또 "모델료는 50만원을 줄 것" "사진찍기 사흘전부터는 몸에 자욱이 남으니 속옷도 입지 말라"는 등의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말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6.2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해당 군수는 이미 민주당 군수 후보로 확정된 상태다.
정 대변인은 또 "민주당 발 스캔들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인천에서 성접대 의혹의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며 "송 후보는 TV 토론도 피하면서 백석두 후보에게 '대기업 로비와 성접대 의혹 제기에 대해 사과하면 참여시켜 주겠다'는 조건을 제시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깨끗하지 못한 누드강요, 성접대 의혹에 대해 국민 앞에서 사실을 밝히고 사실이라면 백배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한나라당 이은재 당 여성위원장과 정옥임 중앙선대위 대변인, 김금래 의원은 '한나라당 소속 여성 국회의원 일동' 명의로 성명을 내 가세했다. 이들은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최근 송 후보에 대해 베트남에서 대기업 로비와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 송 후보측은 일체의 해명은 물론 시장후보간 TV 토론조차 기피하고 있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보다 앞서 민주당은 성희롱 전력이 있는 우근민 전 제주지사 공천을 놓고 논란이 일었으며 결국 부적격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한나라당-여성비하 UCC동영상, 못생긴 여자는…'
민주당 김유정 선대위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한나라 여성비하 UCC'와 '여성외모 비하발언'을 거론한 뒤 "한나라당은 태생적 여성비하 당인가"라며 반격에 나섰다.
김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여성비하 홍보동영상을 홈페이지에서 내린 지 얼마나 됐다고 또 여성비하 발언인지 참으로 한심하다"며 "한나라당의 성희롱, 여성비하발언, 유권자 무시발언은 아무리 생각해도 불치병"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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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나라당 ⓒ 연합뉴스
김 대변인은 한나라당 황준기 성남시장 후보 지원연설을 한 개그맨 김종국씨의 발언을 거론하며 "'못생긴 여성후보를 뽑으면 얼굴 고치는데만 2년 이상이 걸려 사실상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야당 여성후보를 비난했고, 한나라당 후보는 '얼굴이 미남이어서 아줌마들 몰표를 받아 얼굴값을 할 것'이라며 막말을 쏟아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변인은 그러면서 "지역일꾼 뽑자면서 외모지상주의와 여성비하 발언으로 선거를 치르겠다는 것인가"라고 따졌다.
앞서 민주당 여성의원들은 지난 18일 한나라당 선거 UCC동영상에 대해선 "유권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전체 여성을 정치사회의식도 없고, 남성의 외모만 보고 표를 행사할 거라는 발상은 어디에서 나온 것인지 한심함과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내용을 지적했다.
당시 문제의 동영상은 '남녀탐구생활'을 패러디해 "여자는 뉴스를 바퀴벌레 다음으로 싫어해요""여자가 아는 것은 쥐뿔도 없어요"라고 깎아내려 논란이 일었다.
이에 민주노동당도 "여성 비하 홍보 UCC 동영상'으로 물의를 일으킨 지 채 며칠도 지나지 않아 또 다시 여성비하 선거운동 논란에 휩싸여 여성 유권자의 큰 분노를 사고 있다"(24일,우위영 대변인)고 비판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