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근호(이와타)냐? 이동국(전북)이냐?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 개막을 앞두고 16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르는 에콰도르와의 평가전은 박주영(AS모나코)의 투톱 파트너로 누가 허정무 감독의 낙점을 받는 지가 흥미 있는 관전 포인트이다.

  • ▲ 이동국 ⓒ 자료사진
    ▲ 이동국 ⓒ 자료사진

    에콰도르전은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2차전 상대인 아르헨티나를 겨냥한 모의고사.
    허정무 감독은 이번 경기 직후 예비 엔트리 30명 중 25∼26명의 선수를 추리고 오스트리아 전훈을 마친 다음 마감일인 6월 1일 전에 최종 엔트리를 확정지을 계획이다.
    허 감독은 “에콰도르와의 평가전은 국내파 선수들에게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다”고 말해왔다.
    허 감독은 일부 해외파의 합류가 늦어지거나 컨디션 조절 등의 문제로 에콰도르전은 일단 국내파 중심으로 치를 계획이다.
    따라서 국내파들은 에콰도르전에서 ‘허심’을 잡지 못하면 남아공 티켓은 멀어질 수밖에 없다.

    국내파의 생존 싸움에서 가장 치열한 자리가 최전방에서 박주영과 함께 설 투톱 자리. 박주영의 선발이 사실상 확정된 상태에서 남은 한 자리는 당연히 이근호와 이동국의 진검승부만 남게 됐다. 하지만 J리그 경기가 남아 있는 이근호는 에콰도르전 뒤인 17일 허정무호에 합류하게 된다.
    결국 16일 최전방에 나설 이동국은 이근호보다 확실한 ‘무엇’을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될 입장이다.

    이동국과 이근호는 그동안 몇 차례 나란히 투톱으로 A매치 경기에 서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 때마다 대표팀 관계자들은 “둘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고 혀를 찼다.
    이근호 선수는 쉴 새 없이 그라운드를 휘젓고 다니는 스타일이다. 박지성이 없다면 팬들이 그를 박지성으로 착각할 만큼 많이 뛰는 스타일이다. 중원을 좌충우돌하며 달리고 그만큼 공간을 만들어 내고 열성파이다.
    이에 비해 이동국은 ‘산책하는 축구’를 한다는 비난을 많이 받아왔다. 공에 대한 강한 집착력이 부족하고 뛰기보다 기다리는 스타일의 경기를 한다는 지적이다. 물론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이동국은 그동안 나름대로 스타일을 바꾸려는 노력을 몇 차례 보여줬다. 하지만 ‘2% 부족하다’는 것이 대표팀 스탭들의 지적이다.
    대표팀의 한 관계자는 “(이동국이) 자질이 있고 체력도 있지만 투톱에 대한 전술적 이해가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안 뛰고 기다리는 축구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16일 에콰도르 전에서 이동국이 박주영과 호흡을 맞추기는 어려울 것 같다. 박주영이 피로 누적으로 출장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염기훈(수원) 또는 이승렬(서울)이 투톱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들과 함께 얼마나 뛰느냐에 이동국의 남아공 티켓이 걸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