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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을 뛰어넘어 비상(飛上)하는 우아함의 결정적 순간이었다."
"1만1천771명의 퍼시픽 콜리시엄 관객들이 목격한 것은 사상 유례가 없는 고난도의 기술과 아름다운 섬세함이었다."
'피겨 여제' 김연아 대한 경외는 계속됐다.
뉴욕타임스의 자매지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은 27일자 신문의 1면 사이드톱으로 전한 김연아의 올림픽 제패 소식에서 온갖 수사학을 총동원해 아낌없는 찬사를 쏟아냈다.
기사 첫 문장부터 "하늘색 드레스에 거슈윈의 음악에 맞춰, 한국의 김연아는 비상하는 점프와 천상의 우아함으로 구름 속으로 미끄러지는 듯했다"며 김연아가 올림픽 금메달을 거머쥐며 "여자 피겨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라는 자신의 자리를 꿰찼다"고 극찬했다.
IHT는 이어 김연아가 "열아홉 나이에 기술적인 탁월함과 우아함으로 228.56점이라는 점수로 세계기록을 갈아치웠다"며 이는 남자 기록으로 치면 9위에 해당하는 높은 점수라고 소개했다.
김연아가 운동선수이자 문화적 아이콘으로서, 그리고 일본의 식민지배를 받았던 한국의 대표선수로 크나큰 압박감을 느꼈지만 "오늘은 그 어느때 보다도 자신이 있었다"는 김연아의 인터뷰 내용을 전하며 대담함에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크리스티 야마구치, 카타리나 비트, 미셸 콴 등 전설적인 피겨 스타가 김연아의 경기를 지켜보며 경탄하는 모습도 빼놓지 않았다.
1992년 올림픽 챔피언인 크리스티 야마구치는 김연아가 "여자 스케이팅을 통째로 새로운 수준에 끌어올려놓았다"고 평가했고, 피겨 스케이팅의 신(新) 채점제 도입에 참여한 캐나다의 테드 바튼은 "기술적으로 그녀는 역사상 가장 위대하다"고 말했다.
미셸 콴은 "김연아는 내가 봐온 중에 가장 빠른 스케이터"라며 스피드에 주목했고, 1984년과 1988년 올림픽을 2연패한 카타리나 비트는 "스케이팅이 가볍고 점프가 아주 높다"며 김연아의 탄력성을 눈여겨봤다.
1984년 브라이언 오서를 누르고 올림픽 챔피언에 오른 스콧 해밀턴은 "연아는 단지 몇 년 동안만 정상에 있었을 뿐"이라며 "이 수준에서 4년 정도만 더 한다면 많은 스케이터들이 무너져내릴 것"이라며 역사상 가장 강력한 스케이터의 탄생에 경외심을 드러냈다.
해밀턴은 이어 김연아를 "그 누구하고도 비교해보라. 그녀는 모든 요소를 가졌다"며 "언제 어디서 어떤 시스템에서라도 그녀는 승리할 것"이라며 극찬했다.
1976년 올림픽 챔피언인 도로시 해밀은 김연아가 기술과 예술성 등 모든 요소를 갖춘 전천후 스케이터라고 치켜세운다.
그는 "점프가 아주 좋고 균질하다. 안무 감각도 탁월할 뿐 아니라 음악적이까지 하다. 모든 것이 매우 아름답고, 운동 기술도 훌륭하지만 너무 운동선수 같은 것만도 아니다"라며 "김연아를 보면 어디 하나 빠진 것이 없는 것 같다"고 칭찬했다.
IHT는 이밖에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의 경쟁을 보도하기 위해 밴쿠버의 퍼시픽 콜리시엄에서 한.일 양국 언론이 벌이는 치열한 취재경쟁의 진풍경을 신기하다는 듯 전하기도 했다.
(밴쿠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