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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세종시 당론변경을 위한 의원총회가 이틀째 열렸지만, 소모적인 논쟁만 지속되면서 ‘의총 무용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23일 열린 의총은 전날 비공개로 진행됐던데 반해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공개했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이 자리에서 친박 이성헌 의원은 “의원총회가 소모적 논쟁만 거듭하고 있다”면서 사실상 의원총회를 종료할 것을 주장했다.
특히 그는 “자기 반성하는 의미에서라도 의원직 전원 사퇴하고 재평가를 받자. 국민들이 다시 평가해서라도 수정안을 지지하면 그때 그 안대로 하자”고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친이 김학용 의원도 “국민들은 세종시보다는 한나라당은 왜 맨날 싸우냐고 생각한다”면서 “의총은 오늘, 내일까지만 하고 중단하는 것이 낫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총 대안으로 전날 이주영 의원이 제시한 ‘6인 중진모임’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더 나아가 계파 떠나 원안 찬성 2명, 수정안 찬성 2명, 양쪽에서 추천하는 중립 1명씩 6명으로 구성해 의견을 주고받자”고 말했다.
정몽준 대표와 유정복 의원 사이에선 박 전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의 회동을 거부했다는 내용을 두고 진실공방이 벌어지는가 하면 전날과 같은 내용의 토론만이 이어지면서 초선 의원이 나서 ‘충성경쟁’에 대한 자제를 당부하는 낯뜨거운 상황도 연출됐다.
회의를 지켜보던 박준선 의원은 “정말 정말 부끄럽다. 인간적으로 우리 충성 경쟁 하지 말자”고 목청을 높였다.
일부 ‘막말’ 의원에 대한 사퇴요구와 박근혜 전 대표의 참석을 주장하는 의원들 간 공방도 벌어졌다.
친박 조원진 의원은 ‘어느 X 좋으라고’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인 진수희 의원을 겨냥해 “당 대표를 지냈던 분한데 일반 국민, 초등학생들도 쓰지 않는 욕을 쓰는 것은 잘못됐다”면서 “해명하고 소장직을 사퇴하는 게 맞다”고 공세를 폈다.
이성헌 의원은 “이재오 권익위원장이 중립지대 의원들에게 (수정안에) 찬성하라고 전화했다는 얘기를 보도를 통해 봤다”면서 “공포분위기를 몰아가서 강제 당론이 결정되면 어떤 효과가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이에 친이계 권성동 의원은 “언론이나 대리인을 통해 듣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박 전 대표의 의총 참여를 요구하며 맞섰다. 이 위원장의 개입설에 대해선 “전직 의원이 의원들에게 전화할 수 있다. 당 밖의 인사를 끌여들여서 정치 공세를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은재 의원은 “수정안과 절충안은 무조건 반대하고 원안이 옳다고 하는 것은 자기만의 원칙과 신뢰를 이야기하는 벌거벗는 임금님의 오만이 아니고 무엇이냐”고 박 전 대표에 직격탄을 날렸다.
현경병 의원은 아예 “한나라당은 수도권 정당”이라고 규정하며 “향후 대선은 수도권이 향배를 가름한다”고 했다.
좀처럼 합의점이 도출되지 않으면서 김무성 의원에 이은 또 다른 세종시 절충안도 등장했다. 정의화 의원은 궁극적인 ‘수도이전’을 제안하면서 이에 앞서 교육과학부, 지식경제부 등 일부 부처와 청, 사법부의 세종시 이전을 주장했다. 정 의원은 “궁극적으로는 수도 이전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친이계 주류 의원들이 세종시 토론을 거쳐 3월초 정부의 세종시 수정법안이 국회로 넘어오면 당론변경 찬반투표 착수를 강행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친박계가 반발하자 정 의원은 친이에 “밀어붙여선 안 된다”고 하는 한편 친박엔 “문제 해결을 위해 모두가 지혜를 모으자”며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한나라당은 오는 26일까지 매일 의원총회를 열고 토론을 이어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