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을 통해 학생들은 다양한 가치를 경험하며 사고가 더욱 풍부해지고 넓어지는 것인데, 특정한 정치적 색채가 있는 곳에 학생들을 데려간 뒤에도 처벌받지 않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

    18일 서울시립대 윤창현 교수는 뉴데일리와의 전화인터뷰에서 “그동안 사법부가 어떤 판결을 내놓더라도 존중해왔지만 고기, 야채 등을 골고루 섭취해야할 학생들에게 편식을 유도한 교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전했다.

    윤 교수는 “강기갑 의원, 전교조 시국선언, PD수첩이 어른들의 문제였다면 이번 판결은 학생들의 문제”라며 이번 판결의 파급효과를 경계했다.

    17일 전주지법 형사1단독 진현민 판사는 지난 2005년 중학생과 학부모 등 180명을 빨치산 추모행사에 데리고 가 ‘미전향 장기수 할아버지들이 훌륭한 분’이라는 편지를 낭독케 하고, 이적 표현물을 소지 및 전파한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기소된 전교조 소속 전 교사 김형근 씨(51)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진 판사는 이날 선고공판에서 “피고인이 ’남녘 통일 애국열사 추모제’ 전야제 행사에 참가한 사실은 인정되나 6·15 남북공동선언에 대한 정당성을 설명하고 구호를 외치는 행위가 자유민주주의의 정통성을 해칠만한 실질적 해악성이 없다”고 밝혔다.

  • ▲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 ⓒ 뉴데일리
    ▲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 ⓒ 뉴데일리

    일각에서 특정 정치적 색채라도 안가는 것보다는 낫지 않냐고 의견을 제시한데 대해 윤 교수는 “그렇다면 '국립묘지'도 가야한다. 왜 하필이면 그곳이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강한 이념적 색이 있는 교육과정을 하려면 균형 잡힌 커리큘럼이 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 교수는 “학생들에게 풍부한 영양소를 공급하겠다는 교육자적 양심을 갖고 행동해야할 분이 아이들에게 콜레스테롤 덩어리만 먹이고 있다. 이 맛에 길들어진 청소년들이 ‘동맥경화’에 걸려 건강한 사고를 가진 어른으로 성장하는데 걸림돌이 될지도 모른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즉 이념적으로 색채가 없는 빈 도화지 같은 학생들에게 강한 물감으로 염색을 해버린 듯한 교육은 대단히 문제가 있다는 발상이다.

    이날 자유총연맹도 성명서를 내고 무죄판결을 규탄했다. 자유총연맹은 “교사들이 교육원칙에 위배된 반국가적 편향 교육을 하는 행위가 청소년들의 국가관과 통일안보관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사법 당국의 올바른 판단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어 “‘실질적 해악성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한 것은 대법원의 판례에도 배치되며, 국민적 법 감정과 안보현실을 외면한 판결로 규정하고 국민적 동의를 이끌 수 있는 판단을 내놓을 것”을 촉구했다.

    검찰은 지난해 5월 전교조 소속 전 교사에 대해 “각종 이적 표현물을 취득해 인터넷 카페에 게재했고 자신이 지도하는 중학생들을 ‘빨치산’추모제에 데려가 비전향 장기수를 만나게 했다”며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 4년과 교사자격정지 4년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