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우상화가 일상적인 북한에서는 워드프로세서에조차도 김 부자를 우상화하는 기능을 심어놓은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에서 사용되는 대표적 워드프로세서 '창덕'의 프로그램 속에 김 부자 전용 특수문자와 CTRL 조합키를 심어놓았고 버전출시일과 컴퓨터 글꼴 이름 등도 모두 김 부자를 우상화 하는 내용으로 돼 있다.

    열린북한방송이 펴내는 열린북한통신은 18일 이같은 내용을 보도하고 "북한의 소프트웨어 분야 역시 일인독재체제의 선전선동과 지도자의 절대화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수단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2002년에 7.0 버전까지 개발된 창덕 체계는 한글과 MS-Word처럼 문서 편집 프로그램으로 기능적으로 우수성을 자랑하고 있다. 한글 영어∙중국어∙러시아어∙일본어로 입력 가능하고 2∙3차원의 문자효과 기능, 복잡한 수학 계산 등을 비롯해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어 '북한판 아래아한글'이라고 불릴 만 하다. 
     
    그런데 이 창덕프로그램 곳곳에 김 부자를 우상화 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우선 창덕 1.0버전이 처음 출시된 날이다. 창덕 1.0버전 데모용 파일에는 생성일이 1990년 4월 15일로 표기돼 있다. 김일성 생일을 기념해 개발했다는 뜻이다.

    창덕의 기능 중에도 우상화 프로그램은 존재한다. 원래 북한의 문자표에는 김일성 김일성 전용의 특수문자가 있다. 북한에서 지정한 국가규격 문자버전은 조선어문자집합이라는 KPS-9566이다. 이는 남한의 한국산업규격KSX 1001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KPS-9566의 최신버전은 2003년에 제정된 '국규 9566-2003'. 이 버전에는 총 1만6776자가 할당돼 있는데 이 중 22자가 유니코드(전세계 모든 문자를 컴퓨터에서 일관되게 다룰 수 있도록 설계된 산업표준)에 포함돼 있지 않다. 그 중 특수문자 16자를 제외하고 나머지 6자가 바로 중복된 조선어 음절인 ‘김’ ‘일’ ‘성’ ‘김’ ‘정’ ‘일’이다. 김일성과 김정일의 이름에만 사용할 수 있는 전용 특수문자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워드프로세서에서 김일성 김정일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문자표의 특수문자로 인식돼 곧바로 굵고 진한 특수문자가 나타나게 된다. 

    CTRL 조합키도 창덕체계에서 김일성 김정일의 권력절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키보드의 CTRL키와 I키를 함께 누르면 ‘김일성’, CTRL키와 J키를 함께 누르면 ‘김정일’이 자동 입력되도록 조합키를 설정해둔 것이다. 이외의 CTRL조합키는 사용되지 않는다.

    창덕체계에서 사용하는 컴퓨터 글꼴의 이름에도 김 부자와 관련이 있다. 조선콤퓨터쎈터와 평양프로그람센터에서는 북한의 여러 가지 서체를 설계하고 체계화했는데 그 글꼴들 이름 역시 천리마체 광명체 청봉체로 모두 김일성 김정일 절대권력과 관련된 이름이다.

    천리마체는 가장 많이 사용되는 글씨체로 1950~60년대 북한의 경제적 도약을 이끌었던 천리마운동에서 따온 이름이다. 광명체는 천리마체 다음으로 자주 사용되는 글씨체로 김정일을 상징한다. 김정일을 신격화하려고 만든 ‘백두광명성전설’에서 따온 것이다. 청봉체는 김일성이 일제때 백두산 밀영에서 일본군과 싸워 이긴 것을 기념해 붙인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