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스모界의 몽골인 챔피언 강제 은퇴당하다!
취중폭행 사건에 대하여, "요코즈나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거스른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일본 씨름인 '스모'의 두 요코즈나(챔피언) 중 한 사람인 몽골인 아사쇼류(朝靑龍) 가 오늘 오후 은퇴를 발표하였다. 29세에 25회 우승을 차지하여 歷代 3위의 기록을 남긴 그는 전성기엔 역사상 最强의 實力을 자랑하였다. 요미우리 신문은 그의 은퇴기사를 실은 號外를 발행하였다.
그는 최근 술을 마시고 시민을 폭행한 적이 있었는데, 이 사건을 조사한 스모협회의 '요코즈나 위원회'가 "요코즈나에 대한 국민의 기대를 거스른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면서 그에게 은퇴를 권고하였다. 아사쇼류는 피해자와 합의하여 폭행건을 더 이상 문제삼지 않기로 하였으나 스모협회는 과거에 있었던 사건까지 감안하여 이런 중징계를 결정하였다.
'과거의 사건'이란 것도 다른 나라 사람들이 보기엔 사소한 것들이다. 스모 경기장에서는 이긴 사람이 기쁨을 표시하여선 안 되는데 아사쇼류는 어퍼컷을 내지른다든지 두 손을 번쩍 들어올리는 모습을 보였다. 다른 경기 같으면 너무나 당연시되는 행동이지만 스모의 세계는 일본식 전통을 重視하여 이런 행동도 규제대상이다.
일본인들 가운데서도 아사쇼류에 대한 이런 규제가 "너무 한 것 아닌가"라는 비판을 하는 이들도 있다. 일본 스모는 외국사람들도 즐기는 경기가 되었는데, 이를 운영하는 스모협회는 너무 일본식만 고집한다는 느낌이 든다.
일본 스모界엔 외국인들이 많이 진출하여, 지금은 두 요코즈나가 모두 몽골인이다. 일본의 전통 스포츠가 몽골인들에 의하여 점령된 느낌인데 여기에 대한 반발여론이 아사쇼류에 대한 지나친 제재로 나타난 것이 아닌가 하는 일종의 민족차별론도 등장할 것이다.
아사쇼류를 강제 은퇴시킨 일본 스모협회는 가장 인기 있는 선수를 무대에서 사라지게 한 셈인데 그로 하여 손해도 볼 것이다. 특히 일본인이 아닌 외국사람들의 스모에 대한 관심이 많이 줄 것이다. 타이거 우즈나 로저 페더러 같은 슈퍼스타가 등장하면 골프나 테니스를 치지 않은 사람도 경기를 보게 된다. 아사쇼류로 하여 스모를 좋아하지 않았던 사람들도 관심을 갖게 되었었는데, 그 스타가 물러났으니 情을 떼려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이 정도의 인간적 실수를 문제 삼아 슈퍼스타를 강제은퇴시키는 게 과연 세계적 기준에 맞는가"하는 의문, 이것은 문화의 독자성이 너무나 강한 일본 사회에 대한 의문던짐이기도 하다.
아사쇼류는 인간적 결함에도 불구하고 경기장에서는 놀라운 집중력과 승부욕을 보이면서 관중들을 즐겁게 하였는데, 그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겐 이런 健鬪가 더 싫었을 것이다.
세계 권투 헤비급 챔피언 무하마드 알리는 링에서나 바깥에서 수많은 奇行을 이어갔다. 월남전 기간중 兵役을 거부, 전성기의 3년간 출전금지 처분을 받았다. 그럼에도 권투 팬들은 그를 기록으로 기억한다. '권투사상 가장 위대한 챔피언"으로. 무하마드 알리의 奇行과 변칙에 비교하면 아사쇼류의 행동은 아무것도 아니다. 아사쇼류를 보는, 일본인의 시각과 외국인의 시각이 어긋 나는 것은 '관습의 차이'이기도 하지만 스포츠는 國境을 뛰어넘는 행사로서 세계적, 보편적 기준의 적용을 받는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