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부터 막을 올린 이석채 KT 사장의 ‘올레 경영’ 핵심은 축소, 슬림화, 통폐합으로 요약된다. 컨버전스&스마트’ 산뜻한 융합을 표방한 이른바 ‘이석채 2기 경영’이다.

    이 사장의 강력한 의지는 18일 단행한 인사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이 사장은 임원 승진인사와 함께 유사업무를 통폐합하고 3000여명의 인력을 현장에 배치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노사합의를 통해 임직원 6000여명을 명예퇴직시킨 데 이어 임원급 300여명 중 100여명을 퇴출시키는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함께 이뤄졌다. 민영화 이후 이처럼 강도 높은 슬림화가 이뤄진 것은 초유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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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석채 KT사장ⓒ연합뉴스

    지난 1년간 변화와 혁신의 기치를 내걸며 KT의 내부 혁신을 이끌었던 이 사장은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성장동력 발굴과 현장 중심 조직 개편이라는 의지를 뚜렷하게 내세웠다.

    이 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자신의 최측근인 표현명 코퍼레이트센터장(부사장)과 서유열 GSS부문장(부사장)을 각각 사장으로 승진시켜 개인고객부문장과 홈고객부문장을 맡게 했다.

    두 신임 사장은 그동안 KT의 싱크탱크인 코퍼레이트센터와 그룹셰어드서비스(GSS) 부문에서 이 회장의 혁신을 뒷받침한 인물로 평가받았다. 이는 이 사장이 자신의 의중을 잘 아는 인물을 핵심 매출 조직 수장에 내세워 그동안 추구해온 변화 의지를 영업 현장에까지 확산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 사장은 또 코퍼레이트센터장에 영국 브리티시텔레콤(BT)에서 영입된 영 킴 그룹전략CFT장(부사장)을 임명했다. GSS부문장은 전인성 자산경영실장(전무)이 맡도록 했다.

    조직도 단촐해졌다. 스탭 700명을 포함한 3000여명을 고객과 만나는 현장에 재배치 한 것. 지난해 취임 후 스탭 3000여명을 현장에 재배치한 데 이은 2단계 조치다. 이에 따라 홈 · 개인 · 기업고객 부문 등 3개 사내독립기업(Company in Company, CIC) 가운데 홈고객부문은 전국 326개 지사를 236개로 통폐합됐다. 지사 운영 효율성을 높이려는 의도다.

  • ▲ <span style=서유열 신임 홈고객부문장 ⓒ 연합뉴스" title="▲ 서유열 신임 홈고객부문장 ⓒ 연합뉴스">
    서유열 신임 홈고객부문장 ⓒ 연합뉴스
     
  • ▲ <span style=표현명 신임 개인고객부문장 ⓒ 연합뉴스" title="▲ 표현명 신임 개인고객부문장 ⓒ 연합뉴스">
    표현명 신임 개인고객부문장 ⓒ 연합뉴스
    방만하다는 평을 들었던 159개 법인지사는 125개로 조정해 발빠르게 기업시장을 찾아내도록 했다. 개인고객 부문은 상권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하는 전략을 세웠다. 조직 슬림화를 현장에서 실현한 것이다.

    단기 상품 및 서비스 개발을 맡는 FIC(Fast Incubation Center)조직이 신설됐고 기술전략실이 맡던 CTO 역할은 SD(서비스 디자인)부문이 넘겨받도록 했다. IT기획실에는 '스마트그린개발단'을 설치했다. 올 10월 서울 G20세계정상회의는 KT의 첨단 IT서비스에 기반한 정보통신서비스를 선보일 절호의 기회. KT는 이를 위해 CR지원실에 G20지원TFT를 새로 만들었다.

    이번 인사를 통해 나타난 이 사장의 핵심 의도는 현장 영업력 강화를 통한 성장으로 압축된다.  KT 측은 "이 사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컨버전스로 성장을 주도하는 경영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미래 기술 리더십을 확보해 시대를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드러냈다“고 설명한다. 지난해부터 이 사장이 강력히 들고 나온 ‘올레 경영’이 조직을 슬림화한 뒤 현장 영업력을 강화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