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아일랜드 자치정부의 총리 피터 로빈슨은 11일 잠시 총리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이유인 즉, 아내의 사생활이 얽힌 비리 의혹으로 총리직 수행이 어려워진 것.

    영국BBC 방송에 따르면 로빈슨 총리는 “향후 6주간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했다”며 “알린 포스터 기업부 장관이 임시로 총리직을 수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사건의 전말은 북아일랜드 자치정부의 총리 격인 피터 로빈슨 제 1장관의 아내 아이리스 로빈슨은 58살이던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인의 장례식에 갔던 로빈슨 부인은 19살이던 고인의 아들 커크와 사랑에 빠진 것. 이는 곧 불륜으로 이어졌고 로빈슨 부인은 구의원이라는 신분을 이용해 구 소유의 카페 운영자로 커크를 앉힌 뒤 부동산 개발업자 2명을 끌어들여 5만 파운드의 사업자금을 대도록 했다.

  • ▲ 로빈슨 총리부부 BBC보도 ⓒ BBC기사 캡쳐 
    ▲ 로빈슨 총리부부 BBC보도 ⓒ BBC기사 캡쳐 

    로빈슨 여사는 공교롭게도 영화 ‘졸업’에서 지인의 아들을 유혹하는 ‘미세스 로빈슨’과 같은 이름이다. 로빈슨 여사는 1970년 결혼한 뒤 3명의 자녀를 낳고 40년 간 평탄한 가정생활을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져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로빈슨 부인은 자신의 불륜과 비리 사실이 드러나자 뒤늦게 후회하며 자살을 시도하는 등 정신적으로 불안한 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악화되자 결국 남편 피터 로빈슨 총리는 자리를 내놓고 결국 6주간의 잠정 사퇴를 결정했다.

    로빈슨 총리는 "아내의 사생활이 공개되면서 제기된 의혹을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총리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로서 또한 남편으로서 가족 문제를 정리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며 "그동안 윤리적으로 그릇되게 행동한 적이 없으며 근거없는 주장으로부터 내 자신을 변호해야만 하는 상황이 매우 고통스럽다"고 주장했다.

    한편 로빈슨 총리가 속해있는 북아일랜드 제1당인 민주통일당(DUP)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어 로빈슨 총리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의사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