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자유선진당 류근찬 원내대표 ⓒ 연합뉴스
    ▲ 자유선진당 류근찬 원내대표 ⓒ 연합뉴스

    자유선진당 류근찬 원내대표는 5일 국회 대정부질문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 세종시 입장을 밝히라고 주문했다. 특히 전날 있었던 정운찬 총리의 세종시 구상안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류 원내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은 ‘누가 행정도시를 축소할 것이라고 하던가?’, ‘부처 통폐합 때문에 몇 개 부처가 줄어들 수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행정부처 이전에 변함이 없다’고 약속했던 기억이 나지 않느냐”고 따졌다.

    류 원내대표는 “국가적 신뢰와 법치의 문제가 걸려있는 세종시 문제는 꼭두각시 총리를 대신 내세운다고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은 대통령이 더 잘 알 것”이라면서 “지금이라도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이 그동안의 잘못을 인정해야 한다”며 이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그는 “서울시장 시절 청계천을 새롭게 만든 열정으로 세종시를 원안대로 추진하겠다고 당당하게 약속해 주기를 기대한다”면서 “대통령은 만약 세종시 원안추진이 역사 앞에 죄를 짓는 것이라고 확신한다면 대통령답게 당당하게 전면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관합동위원회’를 구성해 내년 1월까지 세종시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한 정 총리에 대해서도 “세종시 건설이 4분의1이나 진행되는 상황에서 뒷북을 치는 것이야말로 비효율”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무리 대통령의 뜻이라고 해도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고 말하지 못하고 부화뇌동(附和雷同)한 국무총리는 즉각 자진사퇴할 것을 거듭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 백년대계라 말하면서 왜 국가 존립의 기초인 법치와 신뢰를 짓밟으려 하는지 충청권과 국민 앞에 설명해야 한다”면서 “세종시 문제는 이제 효율, 비효율의 문제가 아니라 법치와 국가적 신뢰의 문제, 그리고 전 충청권의 자존심의 문제가 되어버린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그는 “세종시 계획을 수정, 변경하는 것은 정부 여당이 얼마 전에 힘으로 밀어붙인 미디어법 처리 보다 백배 천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 아니 전혀 가능하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세종시 건설의 주요 목적이 중앙행정기관의 이전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류 원내대표는 “세종시 추진 목적은 바로 중앙행정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함으로써 수도권과밀화를 방지하고, 국토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라며 “커피가 없을 경우 마시면 되는 홍차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과 총리, 두 분으로 인해 우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임금으로 추앙받고 있는 세종대왕의 이름을 따 힘차게 추진되어야 할 행정 중심복합도시, 세종시는 방향을 잃고 표류할 지도 모르는 기막힌 운명을 맞고 있다”며 비통한 심정을 드러냈다.

    그는 또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가 세종시를 4대강 사업의 희생양으로 삼고자 하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확신한다”며 “우선 4대강 사업에 대한 여론의 거센 반발을 세종시 문제로 희석 시키고, 더 나아가 세종시에 들어가는 돈을 줄여 4대강 살리기에 투입하려는 것이 세종시 원안 불가를 주장하는 속셈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2005년 3월, 그리고 2009년 11월, 대통령이 노무현에서 이명박으로, 집권당이 열린우리당에서 한나라당으로 교체된 것 밖에는 달라진 것이 아무 것도 없다”면서 “대통령과 총리의 ‘독선적 판단과 잘못된 선택’은 일고의 검토할 가치도 없다. 우리 자유선진당은 어떤 협의도 단호히 거부한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