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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6일 부친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30주기 추도식에서 "30년간 아버지에 대해 많은 말이 있었지만 아직도 많은 국민이 아버지를 생각하고 그리워 한다는 사실이 아버지가 어떤 분이셨고 어떤 대통령이었는지를 잘 증명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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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26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30주기 추도식에서 추도사를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전·현직 국회의원 및 각료 등 2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된 추도식에서 박 전 대표는 유가족 대표로 인사를 했다. 참석한 측근들이 "놀랍다"고 할 정도로 박 전 대표의 이날 인사말은 간결하면서도 톤이 높았다. 한 측근은 "군더더기는 하나 없이 굉장히 간결하게 강한 메시지를 전달했다"며 "오늘 (발언) 강도가 높았던 것 같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 재평가 움직임이 한창인 가운데 나온 박 전 대표의 이날 발언은 이전 보다 더 강하고 자신감 넘쳤다. 자신의 미니홈피와 강연 등을 통해 선친의 공적을 자주 언급하던 그는 이날도 "아버지는 경제개발과 과학발전을 위해 모든 것을 던지셨다. 전기, 자동차, 화학, 조선 등 모든 것을 갖춘 나라는 없고 세계가 100년에 이룰 것을 불과 몇십년만에 이뤘다"며 "아버지도 하늘에서 보며 기뻐하실 것"이라고 했다.
박 전 대표는 "오늘 30주기 추도식을 갖는데 다시 아버지가 꿈 꾼 대한민국을 생각하게 된다"면서 "이뤄진 것도 있고 이뤄지지 않은 것도 있지만 아버지는 지난 5000년의 가난과 패배의식이 가장 큰 적이라 생각했고 자랑스런 나라를 만드는 게 아버지의 전부였다. 그래서 새마을 운동을 하셨고 과학기술을 중시하셨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아버지의 목표가) 경제성장만은 아니었다"면서 "삶의 질과 국격을 높여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애국가를 들으면 가슴이 찡해지는 나라를 만드는 게 아버지가 원한 것이었다"고 소개했다.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소속인 박 전 대표는 '복지' 문제에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데 이날 인사말에서 "아버지의 궁극적인 목표는 복지국가건설이었다"고 강조한 뒤 "그런 대한민국을 만드는 꿈이 결코 어렵지 않고,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한 측근 의원은 "박 전 대표가 복지, 서민, 중소기업 등에 굉장히 많은 관심을 갖고 있고 공부를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민족중흥회(회장 길전식) 주관으로 열린 이날 행사에 박 전 대표는 추도식 시작 30분 전인 10시 30분 경 검은색 바지 정장 차림으로 식장에 도착했고 유가족석 옆자리에 앉은 동생 지만씨와 간간이 대화를 나눴다. 추도식은 길전식 민족중흥회 회장의 식사와 한명수 전 해군참모총장의 추도사, 박 전 대표의 유가족 대표 인사말 순으로 진행됐다.
행사에는 김무성 의원을 비롯해 이해봉 이경재 허태열 유승민 유기준 이성헌 정희수 진영 이혜훈 김성조 한선교 김선동 구상찬 이정현 윤상현 조원진 허원제 등 한나라당 내 친박계 의원 30여명과 이규택 친박연대 공동대표,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 정수성 무소속 의원, 김학원 김용갑 김재원 전 의원 등이 참석했다. 최고위원도 정몽준 대표, 정양석 대표 비서실장, 조윤선 대변인 등과 친이계인 공성진 한나라당 최고위원도 함께 추도식 내내 자리를 지켰다.
한승수 남덕우 황인성 전 국무총리와 김기춘 전 법무부 장관, 노재현 전 국방부 장관, 고병우 전 건설부 장관, 김기형 전 과학기술처 장관 등 전직 관료들도 참석했고 주호영 특임장관의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박 전 대표와 사이가 원만치 않은 동생 박근령 육영재단 이사장과 남편 신동욱씨는 불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