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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는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 남북 정상회담을 하기는 해야 하겠다는 강박관념, 그러면서도 섣부른 정상회담으로 김대중-노무현과 무엇이 다르냐는 소리는 듣고 샆지 않은 필요성-이 두 요청 사이에 이명박 대통령이 엉거주춤 끼어 있다.
이걸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첫째, 정상회담은 하자고 하면 할 용의가 있다는 것을 천명하는 데는 우물쭈물 할 필요가 없다. 필요하면 하는 것이라는 당당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
둘째, 그러나 김정일을 향해 남북 정상회담의 확고한 원칙을 천명해야 한다.
원칙 (1) 핵 폐기 문제를 포함하는 모든 문제를 미국과 함께 대한민국과의 회담의 아젠다로 채택해야 한다.
원칙 (2) 국군 포로 문제, 전시 납북자 문제, 그 후의 납북자 문제를 아젠다에 포함해야 한다.
원칙 (3) 일방적인 대북 지원 아닌 상호주의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
원칙 (4) 회담장소는 비무장지대에 두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측이 회담장소를 건설할 용의가 있음을 밝힌다. 아니면 제3국에서 해야 한다.
원칙 (5) 회담장은 양측의 출입구를 마주보는 위치에 따로 두고 남북의 정상들의 신체 접촉이 안 되게 해야 한다.
원칙 (6) 관광, 대중행사. 연에 체육 행사, 각측의 ‘聖地’ 방문을 하지 말아야 한다.
원칙 (7) 국체(國體) 문제, 통일 한반도의 방향 등, 각측의 국민적 합의를 필요로 하는 중대한 사안을 정상들이 자의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
원칙 (8) 이런 원칙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정상회담을 굳이 할 필요가 없다고 천명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자체의 발전과 국리민복에 더 관심이 있을 뿐, 남북 정상회담은 북한의 필요성과 대한민국의 원칙이 맞아 떨어질 경우에 한해서 할 수 있는 문제다.
김정일, 왜 그렇게 남쪽에 대해 공갈을 쳤다가 이내 다시 회담을 하자고 했다가, 시비하고 보채고 난리를 치는가? 우리와 전쟁을 하든 협상을 하든 그것과는 상관 없이 북한 스스로 제풀에 살 수는 없는가? 왜 우리에게 자꾸 싸우자느니, 만나자느니, 집쩍 거리는가? 저만치 떨어져서 우리와 무관하게 저 혼자 살 수는 없는가?이명박 대통령은 업적주의의 유혹, 그리고 주변의 ‘김대중-노무현 식(式) 햇볕’ 정치인, 참모, 공무원들의 성화를 이겨내 대한민국 대통령의 위엄과 자긍(自矜)을 과시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