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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근일 한양대 대우교수 ⓒ 뉴데일리
이명박 대통령은 대통령의 양심상 ‘세종시 원안 그대로’는 안 되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박근혜 씨가 ‘원안 +알파’라야 한다고 되받아쳤다. 이에 대해 야당이 박수갈채를 보내며 환호했다. 한나라당 1인자를 면 박살 낸 한나라당 당원, 그리고 그런 그에게 박수갈채 한 야당의 “신난다”? 뒤죽박죽도 이쯤 되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 감이다. 이 정도면 결코 그냥 지나칠 수 없다. 결판을 내야 한다.
결판 1
대통령과, 대통령을 수장으로 하는 공조직의 하위직 종사자가 서로 다른 의견으로 충돌을 일으켰을 때는, 전자(前者)와 후자(後者)가 공정한 심판관이 지켜보는 가운데 밀폐된 경기장 안에 들어가 둘 중 하나가 나가떨어질 때까지 격투기를 해야 한다. 하늘에 두 태양이 있을 수 없으니 둘 중 하나가 다른 하나를 이겨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면 그의 대통령직(職) 수행은 불능화 된다. 반면에 이기면, 그리고 이겨야만, 그는 박근혜 씨의 사실상의 대통령직(職) 행세를 꺾고, 명실공히 “나 이명박이 진짜 대통령입니다”라고 자처할 자격증을 재확인 할 수 있다.결판 2-1
결판 1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이겼을 경우(졌을 경우엔 이명박 대통령은 이미 사실상으로는 대통령이라 인정할 만한 존재가 더 이상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이 ‘꺾은’ 박근혜 씨에 육박할 만한 ‘차기(次期)’ 도전자들을 무대 위에 데뷔 시켜야 한다.
그래서 2012 대선 경선은 처음부터 박근혜 씨로 정해진 시나리오가 아니고, 지금부터 천하의 영웅호걸들의 신출귀몰(神出鬼沒) 하는 무한경쟁을 통해 끝까지 살아남는 자를 옹립하기 위한 서바이벌 게임의 과정이 돼야 한다. 결판은, 이 무한경쟁의 대원칙이 경상도 유권자들로부터 과연 호감(好感) 반응을 일으킬 것이냐, 아니면 그 역(逆)의 반응을 일으킬 것이냐의 싸움이다.결판 2-2
‘경선=박근혜 독무대 아닌 무한 경쟁‘이라는 대원칙이 설정될 경우(이것이 안 될 경우 이명박 대통령은 퇴임과 더불어 ’전임자(前任者) 박살나기 불변의 법칙‘에서 면제될 수 없다), 그 때의 결판 현장은, <결판 2>의 연장선상에서 역시 또 경상도가 될 것이다. 경상도 동포들의 박근혜 인식의 10%, 20%, 30%, 40%, 50%....떼어내 그것을 다른 대안적 인물로 전위(轉位) 시킬 수 있느냐 없느냐가 마지막 결판이다. 경상도는 과연 상수(常數)인가 변수(變數)인가?
이것은 물론 어디까지나 가설(假說)이다. 그러나 세종시 원안 고수를 천명한 박근혜 씨가 이런 가설을 세우게끔 만들었다는 것을 박근혜 씨는 알아야 한다. 박근혜 씨를 고고(孤高)한 여신(女神)이자 2012년의 유력한 보증수표라고 보아왔던 외부의 옵서버로서는 이번의 박근혜 씨의 ‘정치적인, 너무나 정치적인’ 처신에서 '여신(女神)의 모습을 한 마키아벨리스트'의 진면목(眞面目)을 여실하게 확인 하게 된다.
그렇다면 박근혜 씨가 사실은 그런 인물이었다면, 여신의 신비로운 옥좌(玉座)에서 내려와 사바(裟婆)세계의 살벌한 진수렁에 뛰어들어 이전투구(泥田鬪狗) 하는 본연의 정체성을 아예 드러내 보이는 게 옳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