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씨가 세종시 원안 수정에 대해 강한 반발을 보였다. 박근혜 씨로서는 세종시 원안이 설령 수정된다 해도 잃을 것이 없다. “나는 끝까지 충청도 편을 들었다”고 말하면 그것만 해도 득이니까. 박근혜 씨는 ‘세종시 원안대로’가 좋으냐 나쁘냐를 고민할 이유가 없다. 그로서는 표 계산만 하면 그만이니까.

      “정치는 신뢰니까, 원안대로 해야”라는 게 그의 논리다. 그런 말 자체엔 물론 일리가 없지 않다. 그러나 노무현의 ‘서울 타도론’과 포퓰리즘이 만들어 낸 수도 분활을 “한 번 약속했으니까”라는 형식논리로 옹호한다는 것은 정권교체의 이유를 부정하는 것이다. 부시의 잘못을 오바마가 계승해야 하는가? 권위주의 정권의 모든 공약을 민주화 정권이 무조건 계승해야 하는가? 김대중의 대북정책을 정권교체 후에도 계승해야 하는가?

      세종시의 문제는 ‘잘못한 것’과 ‘잘못은 시정해야’의 선택의 문제다. 표밭 계산의 문제도, 정치적 타산의 문제도, 인기의 문제도 아니다. 박근혜 씨는 ‘잘못도 약속이면 지켜야’ 이전에 수도 분활이 왜 좋은지부터 설명해야 한다. 한나라당의 웃기는 우왕좌왕을 보고 있자면 이명박 대통령이 왜 여의도 정치를 혐오했는지를 대충 짐작할 만하다. 그들은 표를 위해서는 영혼도 팔아먹을 수 있는 마키아벨리스트에 불과하다.


     이명박 대통령은 두 번 대통령 할 생각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초지(初志)를 관철해야 한다. 박근혜 씨가 대통령입니까, MB가 대통령입니까? 박근혜 씨가 “원안대로...” 하니까 ‘한나라당 곤혹’ 운운하는 소리가 나오는 것부터가 한심합니다. "지금 대한민국 대통령은 누구?”-초등학교 시험 문제입니다. 이명박 대통령 자신이 답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