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21일 한국관광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참석한 GKL(그랜드코리아레저) 사장(좌측)이 성윤환 한나라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뉴데일리
    ▲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21일 한국관광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참석한 GKL(그랜드코리아레저) 사장(좌측)이 성윤환 한나라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뉴데일리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21일 한국관광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관광공사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GKL(그랜드코리아레저)의 공익목적사업적립금을 편법으로 빼내 사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관광공사는 GKL 대주주인데 관련 규정상 주주가 시행하는 사업에는 이 적립금을 사용하지 못하게 돼있어 GKL가 일반업체에 적립금을 지원하고 실제 집행은 관광공사가 했다는 것이다. 권오남 GKL 사장은 적립금을 주로 불우이웃 돕는 데 사용한다고 밝혔지만 곧 거짓임이 들통나 혼쭐이 났다.

    성윤환 한나라당 의원은 먼저 2007년 적립금 30억원 집행절차와 용처를 권 사장에게 물었다. 권 사장은 “외부 요청이 있으면 내부 실무자 심의위원회를 거쳐 주고 있다. 이 적립금은 주로 불우이웃이나 장애인에게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성 의원은 “확인해 본 결과 GKL가 지난해 11월에 2007년 적립금 30억원을 일반여행자 협회인 KATA(한국일반여행업협회)와 세계관광기구 산하기관 STEP재단에 지원했다”면서 “이게 불우이웃돕기 성금이냐”고 언성을 높였고 권 사장은 고개를 숙이고 한동안 대답을 하지 못했다.

    이어 성 의원은 “단 한 푼도 불우이웃을 돕는데 사용하지 않았는데 무슨 소리 하는 거냐. 위증하면 처벌 받는다”고 윽박지른 뒤 “왜 두 단체에 (적립금을) 갖다줬느냐”고 질타했다.

    권 사장은 “여행사협회를 통해서…일단 별도로 보고드리겠다”고 했지만, 성 의원은 “그런 답변이 어디 있느냐. 2008년 11월 13일 이사회 회의록을 보면 ‘문광부에서 적립금 집행요청이 있어 두 단체에 지원하려고 한다’고 GKL직원이 보고했다. 적립금이 문광부 장관 사금고냐. 공익목적사업적립금이 장관 용돈 같이 써서야 되겠느냐”고 소리쳤다.

    분위기가 점점 험악해 졌지만 성 의원 질의에 대한 권 사장 답변은 감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앞으로 어떻게 하겠느냐’는 물음에 권 사장은 “지적하신 사항을 존중해 공익목적사업적립금의 효율적 사용을 위해 정관 개정 등…”이라며 준비된 답변서류를 읽어 나갔고 이를 어이없이 바라보던 성 의원은 “읽지말고 생각을 얘기하세요”라며 참던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이 때문에 감사장은 웃음바다가 됐고 권 사장도 멋쩍은 듯 함께 웃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한편 성 의원은 이 적립금에 대한 관광공사의 편법사용 문제도 제기했다. 성 의원은 이참 관광공사 사장을 지목하며 “적립금으로 KATA를 지원한 이유가 관광객 유치를 위한 홍보사업비로 쓰겠다고 해서 지원한 것인데 그것은 관광공사의 주업무가 아니냐”며 “그런데 홍보사업 돈이 일반여행자협회로 들어가고 쓰기는 관광공사가 썼다. 어떻게 된 것이냐”고 따졌다.

    이 사장은 “편법인지 여부는 아직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고 했고 성 의원은 “편법이 아니고 무엇이냐. (GKL)정관에 보면 주주가 시행하는 사업에는 공익목적사업비를 못쓰도록 막아놨다. 그러니 탈법적으로 쓴 것이 아니냐”고 쏘아붙였다. 이어 “적재적소에 써야 할 돈에 대한 운영규정이 없으니까 아무 놈이나 빼 쓸 수 있는 것이라”며 시정을 요구했고 이 사장은 “시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