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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20일 베트남 국빈 방문을 시작으로 캄보디아와 아세안(ASEAN) 정상회의가 열리는 태국을 방문한다. 대기업 CEO와 서울시장을 지낸 이 대통령과 베트남, 캄보디아와의 인연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2005년 서울시장 재임 시절 베트남을 방문한 이래 4년만에 다시 찾았다. 당시 이 대통령은 수도 하노이에 들러 녹색성장 및 친환경 국제도시 프로젝트이자 종합개발계획인 홍강 개발계획을 공동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사업자금이 300억 달러에 달하는 홍강 개발계획은 산업단지, 국제관광단지, 주거단지 등이 포함되는 대규모 종합개발계획으로 베트남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이번 순방에서도 이 대통령은 하노이의 현대화종합개발사업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내년 아세안 의장국을 수임하는 베트남과 8년전 설정된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할 예정이다.
이에 걸맞게 경제 분야의 협력도 더욱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1992년 수교한 양국은 17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교역규모를 20배 가량 증가시킬 만큼 비약적인 경제협력 관계를 일궈냈다. 양국은 이번에 '석탄개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원자력, 고속철 등 첨단 기술 분야에 한국 기업이 진출하는 문제도 논의할 예정이다.
캄보디아와의 인연도 각별하다. 훈센 총리는 1996년 당시 대기업 CEO 출신인 이 대통령을 만나 한국의 경제발전전략에 대해 자문을 구했고, 이를 계기로 2000년에는 훈센 총리 경제고문으로 위촉하기도 했다. 이후 훈센 총리는 방한할 때마다 이 대통령에게 경제문제에 대한 의견을 들어왔다. 훈센 총리는 지난해 이 대통령 취임식에 이어 6월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했으며 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교환방문이 성사됐다는 의미도 있다.
한 참모는 "제주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 공식만찬 당시 이 대통령이 훈센 총리가 고려대학교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것을 화제로 거론하며 '이제 대학동문이 됐다'고 하자 훈센 총리가 '동문이 아니라 제가 후배가 됩니다'라고 말해 참석자들을 폭소케한 일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한국의 대 캄보디아 투자는 양국 재수교 때인 1997년 3300만달러로 미미했으나 지난해에는 28억8000만달러로 무려 75배 증가했다. 관광면에서도 2008년 캄보디아를 방문한 한국인은 26만명으로 5년 연속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같은 인적·물적 교류를 토대로 이번 방문에서 △광물자원 공동연구 △대 캄보디아 무상 원조 확대 △농업 협력 등 양국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베트남의 경우 지난 5년 평균 7~8% 성장했으며 작년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6%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캄보디아도 2004년부터 2007년까지 매년 10% 이상 고도성장을 기록했으며 작년에는 7% 성장률을 달성했다"면서 "위기 속에서도 견실한 성장을 지속하는 데 대한 베트남과 캄보디아 지도자의 리더십과 국민 의지, 저력에 대한 이 대통령의 평가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각 정상과의 우의와 신뢰를 바탕으로 보다 깊고 내실있는 관계증진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며 "내년 G20 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선진국과 개도국간 가교역할 수행을 위해 아세안과의 협력체계도 보다 긴밀하게 구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하노이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