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장이 역할을 안 하니까 민공노와 전공노가 이런 짓 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왜 조치 안합니까!”, “그것도 모르고 있습니까!”, “청장 이리 나오세요!”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서울지방노동청, 경인지방노동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최준섭 서울지청장과 이재윤 경인지청장이 한나라당 조원진 의원에게 혼쭐이 났다. 여러 지적사항은 차치하더라도, 현안과 관련된 민감한 사안에 대한 업무파악도 못해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실과 다른 답변도 있었다.
먼저 조 의원은 논란이 된 공무원 단체협약 위반과 관련된 질문을 던졌다. 그는 “올해 공무원 단체협약 위반 건수가 서울청에서 몇 건이었는지 아느냐”고 최 청장에게 물었다. 최 청장이 대답을 하지 못하고 “죄송하다”고 하자 조 의원은 “앞으로 나오시라”고 소리쳤다.
조 의원은 잔뜩 긴장한 최 청장을 향해 “민공노가 서울시 성동구에 34건 시정조치 완료했고, 중구는 24건인데 2개월 초과되도록 조치가 안되고 있다”면서 “관련법에는 시정명령을 위반할 경우 수사에 착수하거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되어 있다”고 다그쳤다.
그는 “중구는 2개월이 지나서도 24건에 대해 조치가 안되고 있는데 조치를 한 적이 있느냐”고 따졌다. 이 질문에도 최 청장이 아무 대답을 못하자 조 의원은 “그러고도 서울청장을 하겠다는 것이냐”며 “청장들이 역할을 안하고 있으니까 민공노와 전공노가 이런 짓 하는 게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조 의원은 이 청장을 불러내며 “법적으로 본인이 할 일, 공무원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 그게 법으로 넘어가서 법원에서 어떻게 하는가는 차후 문제 아니냐. 왜 안하고 있느냐”면서 경인지청 관할 내 단체협약 위반 건수를 물었지만 역시 답변을 듣지 못했다.
조 의원은 안양시 14건에 포천시 등에서 수십 건 시정명령을 받은 뒤 2개월이 지나도록 조치가 안되고 있다면서 “왜 조치를 안했느냐”고 물었고 이 청장이 “인천 중구는 금년말이 단체협약 만료일인데 현재 교섭 중”이라고 해명하자 “포천시장이 시정하겠다고 하더냐”고 고함을 질렀다.
조 의원은 “여러분은 참고인이 아니고 증인”이라며 국감장에 선 각 청장의 신분을 재차 상기시키면서 “많은 지방청장이 할 일을 안 하고 노동부 수장은 선거 신경쓰고 그러니까 노조원이 마음대로 가는 것 아니냐”고 쏘아붙였다.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던 석면 해체. 제거작업장과 관련해 줄어든 서울지청의 점검건수도 문제가 됐다. 조 의원은 최 청장에게 “올해 석면 해체.제거작업장을 몇 건 점검했느냐”고 물었다. 최 청장은 한참을 생각하다가 “100 얼마 정도 한 것 같은데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했다. 실제 올 8월 현재까지 서울지청의 점검 건수는 91건이었다. 조 의원은 “작년에 서울청 점검 건수는 229건이었는데 올해는 반으로 줄어 91건”이라며 “경인청은 작년에 37건, 올해 85건으로 두 배가 늘었는데 서울청은 두 배가 줄었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잔뜩 주눅이 들어 겁먹은 표정을 짓고 있는 양 청장에게 “국감받는 자세가 그래 가지고 되겠느냐”며 “의원실에서 자료를 요구한 게 있으면 그 자료에 대해 준비하고 나와야지 않느냐. 들어들 가라”고 고함을 지르며 질의를 마무리했다.
앞서 조 의원은 전날 있었던 노동부 국감에서도 “헌법에서 노동3권을 빼는 게 소신”이라고 했다가 뒤늦게 “잘못된 말씀을 드렸다. 헌법에 있어야 한다”고 말을 바꾼 박기성 노동연구원장에게 사퇴를 촉구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