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가 국민세금 450억원을 들여 세종로의 한 가운데 섬처럼 만든 광화문 광장은 시민들의 怨聲(원성)과 외면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 아름답던 은행나무들을 다 뽑아 버리고, 車道 한 가운데 시멘트 바닥의 광장을 만들어놓으니 마음놓고 그 공간을 즐길 수 없다. 뽑아버린 은행나무의 가치가 450억원을 들인 이 광장보다 더 높을 것이다.
     
     이 광화문 광장이 있는 공간은 청와대-경복궁-서울시청-남대문으로 연결되는 대한민국 심장부에서도 한복판이다. 이곳은 민족사의 正統性을 이어가는 대한민국의 영광을 상징하는 공간이어야 한다. 그 공간에다가 아무런 개념 없는 광장을 만들어놓고 이미 있는 이순신 동상에 또 다시 세종대왕 동상을 추가하니 온통 조선조 판이다. 대한민국은 들어갈 자리가 없다. 요사이 지나다니면 구경꾼도 줄었고, 줄어드는 사람들을 끌기 위한 가설 무대 같은 천막 등 임시 시설물이 등장하여 難民村 같은 지저분한 느낌만 준다.
     
     민족사의 동맥이 약동하는 기분을 느끼도록 해야 할 공간을 이렇게 엉망진창으로 만든 오세훈 시장을 내년 지방선거 때 심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일어나고 있다.
     
     문제는 이 공간이 너무나 아까운 곳이라 불평만 하여선 안 되고 무슨 對策이 나와야 한다는 점이다. 나는 몇달간 苦心하다가 아주 간단한 해결책을 생각해내었다. 단순한 해결책이 아니라 세계적 광장을 만들기 위한 逆轉의 發想이다.
     
     
     1. 광화문 광장을 확대한다. 즉 광장을 둘러싸고 있는 도로까지 모두 광장으로 편입시킨다. 그렇게 되면 경복궁과 이 광장이 연결된다. 조선과 대한민국이 이어지는 공간이 된다. 광장의 규모는 길이 약2km에 너비가 약200m나 된다. 이 광장이 경복궁과 이어지므로 통합된 공간의 넓이는 작은 도시 규모이다. 뽑아냈던 은행나무도 원래 자리로 돌아올 수 있다. 이 공간에선 걸어다녀야 한다. 유럽의 古都에 가 보면 올드 타운이라 불리는, 역사유적이 많은 도시 한복판엔 차량이 들어가지 못하게 한다.
     
     2. 그렇다면 교통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해답은 간단하다. 이곳의 남단과 북단엔 東西 두 간선도로가 있다. 남단의 세종로 사거리를 중심점으로 하는 신문로-종로는 세종로 사거리에 地下車道를 내어 차들을 통과시키면 된다. 광장의 북단에 동서로 나 있는 사직로도 광화문 앞에 지하車道를 내면 차량통행이 더 원활해진다. 문제는 南北이다. 세종로를 죽여야 하니까. 그런데 최근 신문로-종로와 사직로 방향을 남북으로 잇는 이면 도로들이 많이 생겼고 확장되었다. 이를 잘 정비하면 남북간 교통체증을 해결할 수 있다.
     
     3. 사실 더 중요한 문제는 세계적인 광장이 될 수 있는 이 거대한 공간을 어떤 개념으로 채우느냐이다. 그 해답은 이 공간의 위치에서 이미 나와 있다. 민족사의 正統을 이어받아 세계적 强國으로 발전하는 대한민국의 力動性과 理想을 구현하는 광장이어야 한다. 李承晩, 朴正熙 같은 현대사의 위인들 동상이 여기에 들어서야 한다. 나라를 지켜낸 국군, 나라를 충실하게 만든 기업인을 기리는 조형물과 함께 우리나라를 구해준 미국의 트루먼 대통령 동상도 세우는 등 대한민국의 어제 오늘 내일이 숨쉬는 광장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광장의 명칭도, 李承晩 광장, 建國 광장, 민족 광장, 역사 광장, 통일 광장, 大韓광장 등을 생각할 수 있다. 세종광장, 충무광장 등 조선조를 연상시키는 광장 이름은 안 된다.
     
     4. 이 광장 확대 개념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경복궁의 공간과 연결된다는 점이다. 고층 건물로 둘러싸인 역동하는 세종로와 아름다운 조선조 건물이 들어찬 아늑한 경복궁이 걸어서 다닐 수 있는 하나의 공간으로 통합된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 민족사의 정통성과 正體性이 이 공간에서 구체적 모습으로 표현되고 있다는 느낌을 주게 되면 이 공간을 거니는 이들은 저절로 자긍심과 애국심을 갖게 될 것이다. 좋은 광장은 인간을 성숙시키는 교육의 장소이기도 하다.
     
     5. 베니스의 산 마르코 광장, 로마의 聖베드로 사원 앞 광장, 파리의 개선문 주변 공간 등 유명한 광장을 둘러보면 감흥이 솟아날 것이다. 李承晩 광장(가칭)에 설 때, 이렇게 번영하고 자유로운 대한민국이 하늘에서 떨어진 공짜적 존재가 아니라, 2000년 민족사의 도도한 흐름을 이어받아 수많은 사람들이 피 땀 눈물을 쏟아 부어 만든 소중한 공동체라는 점을 느낄 수 있으면 성공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