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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래지어 방독면. ⓒ 연합뉴스
긴급 상황에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브래지어 방독면'이 올해의 '이그노벨상(Ig Novel Prize)'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미국 하버드대가 발간하는 과학 유머잡지 '애널스 오브 임프로버블 리서치(AIR)'는 1일 '브래지어 방독면'을 포함, 아이디어 만큼은 결코 노벨상에 뒤지지 않는 올해의 이그노벨상 수상작들을 발표했다.
이그노벨상은 AIR이 매년 노벨상 발표 시즌에 맞춰 시상하는 것으로, 평범한 사고로는 생각해 내기 힘든 기발한 발상이나 이색 연구 업적을 평가 대상으로 한다.
올해 수상작들 중 실용성 측면에서 단연 눈길을 끈 것은 공중보건 분야 수상작인 브래지어 방독면.
브래지어 방독면을 개발한 우크라이나 출신 과학자 엘레나 보드너 박사는 1986년 발생한 체르노빌 원전 폭발사고에서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 부족으로 방사성 요오드(Iodine-131) 중독 현상을 겪은 것을 계기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설명했다.
보드너 박사는 "사실상 거의 모든 여성들은 브래지어를 착용한다"면서, 브래지어 마스크와 함께라면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나, 어떤 순간이나 위기 대처 능력을 갖춘 거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빈 맥주병이 흉기로서는 더 치명적"이라는 연구결과도 수상작 리스트에 올랐다.
맥주병으로 사람의 머리를 내려 칠 경우 빈 맥주병이 맥주가 든 병보다 더 큰 충격을 가한다는 사실을 입증해 평화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스테판 볼리거 스위스 베른대 법의학장은 "이그노벨상 수상은 내 연구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자신과 동료들은 철제 공과 맥주병을 실험도구로 사용했으며, 실험 과정에서 사람의 머리를 대상으로 실험한 적은 단연코 없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이름이 있는 젖소는 그렇지 않은 소보다 더 많은 우유를 생산해 낸다는 점을 입증한 연구팀이 수의학상을, 임신한 여성은 어떻게 넘어지지 않고 균형을 유지하는가를 연구한 팀이 물리학상을, 데킬라를 이용해 그럴듯한 다이아몬드를 제조하는 법을 연구한 팀이 화학상을 각각 수상했다.
또 폴란드어로 '운전 면허'란 뜻의 이름을 가진 프라보 야르시(Prawo Jarzy)라는 속도 위반 상습범에게 50차례나 범칙금 고지서를 발부한 아일랜드 경찰은 '문학상' 수상자에,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을 방치해 실제 가치는 1센트인 액면가 100조달러짜리 지폐를 발행한 짐바브웨 중앙은행은 수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보스턴 AP=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