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오전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고 국회로 돌아온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발걸음은 가벼워 보였다. 표정도 밝았다. 이 대통령과 43분간 독대 했는데 지금껏 두 사람이 이렇게 오래 만난 것은 처음이다.

    측근들도 "독대가 길어졌다는 것은 분위기가 좋았다는 것"이라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고 회동에 동행한 유정복 의원도 "표정은 괜찮아 보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박 전 대표는 그랬다. 이날 회동은 지난 8월 24일부터 9월 5일까지 박 전 대표가 이 대통령 특사로 한-유렵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촉구하기 위해 유럽 4개국을 순방한 결과를 설명하려고 마련된 자리다. 정치권 관심은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 독대여부에 쏠렸는데 독대를 해도 시간이 길어지지 않을 것이란 주변의 예상을 깨고 43분이나 만났다.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 참석에 참석하러 회의장을 찾은 박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대통령과의 회동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 전 대표는 회동 내용을 묻는 질문에 "알려진대로 유럽특사로 가서 있었던 일을 보고했고 (이 대통령과) 잠시 따로 여러가지 현안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남북문제와 4대강사업, 내년에 있을 G20 회담 문제 등 여러 현안 얘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날 이 대통령이 밝힌 개헌구상은 언급이 없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밝힌 개헌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느냐'는 질문에 "개헌 얘기는 안했다"고 답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이 대통령과 "의견교환이 있었고 공감하는 부분도 있었다"면서 "(이 대통령이) 올해 스탠포드대학에서의 연설문도 봤다고 했는데 북한문제와 경제문제는 공감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회담에서 세종시 문제도 언급했느냐고 물었으나 박 전 대표는 "구체적 얘기는 하지 않겠다"고 대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