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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16일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유럽을 다녀온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를 접견하고 특사단의 노고를 치하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박 전 대표와 43분간 독대해 대화 내용에 관심이 쏠렸다. 이 대통령 당선 이후 단독회동은 지난해 1월과 5월, 올해 1월에 이어 이번이 4번째며 이날 만남이 가장 긴 독대시간이다.
먼저 박 전 대표는 "일정이 빡빡했지만 만날 사람은 다 만났고 큰 보람이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고, 이 대통령은 "나라 사랑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준 것으로 안다. 중요한 시기에 특사단이 성공적인 업무수행으로 큰 역할을 해 줬고, 당장은 물론이지만 향후 국정운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사단 활동에 감사를 표했다고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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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명박 대통령은 16일 오전 청와대 세종실에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등 유럽 특사단을 접견하고 노고에 치하했다. ⓒ 뉴데일리 <=청와대 제공>
박 전 대표는 가볍게 인사를 나눈 뒤 "그럼 순방 결과를 보고드리겠습니다"라며 정리해온 내용을 보고했다. 박 전 대표는 헝가리 오스트리아 덴마크 벨기에 EU 순으로 FTA(자유무역협정)와 재생에너지 분야 협력과 관련한 성과를 설명하면서 "모든 방문국에 조속한 FTA 비준 필요성을 강조하고 협조를 요청했으며 이른 시간 안에 비준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긍정적 답을 얻었다"고 보고했다.
박 전 대표는 또 "재생에너지 분야 선진국인 유럽과 IT 강국인 한국이 협력할 경우 서로 도움이 되는 '윈윈(Win-Win)'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협력강화를 제안했으며, 그 구체적인 방안의 하나로 여수엑스포 참여를 권유해 헝가리 등으로부터 참여 약속을 받아냈다"고 설명했다.
MB "나라사랑하는 마음으로 최선다해줘, 향후 국정운영에도 큰 도움" 거듭 감사
박 "최선 다하지 않을 수 없었다"…'화기애애' 분위기 "브라질도 부탁하고 싶은데" 농담도박 전 대표는 "여러 나라가 우리가 제안한 녹색성장 전략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한편으로는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사회 대응에서 한국이 커진 위상에 걸맞는 역할을 해주길 당부하더라"며 해당국의 주문사항도 전했다. 이어 "유럽 각 나라가 한국 정보에 대한 욕구가 많은 것을 확인했다"면서 헝가리와 덴마크 등 한국문화센터 건립 움직임을 보고하고 지원 필요성을 건의했다.
이 대통령은 박 전 대표의 보고를 받고 "유럽 각 나라는 어느 한 나라 없이 모두 중요한데 그동안 특정 몇몇 국가를 제외하고는 관계에 소홀한 측면이 있었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이번 특사단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줬다"고 치하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EU는 우리에게 중국 다음으로 큰 시장인데 지금까지 개별국가에 대한 설명은 부족한 감이 있었다"며 "꼭 필요한 순간에 중요한 역할을 해줘 감사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그런 점에서 박 전 대표의 특사 파견을 해당국에서도 반긴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도 국가적으로 중요한 문제와 관련돼 해야할 일이 있는 곳에 박 전 대표가 특사로 나서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박 전 대표는 미소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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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정의 동반자'.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16일 청와대에서 유럽특사단 활동에 대해 논의한 뒤 43분간 단독회동을 가졌다. ⓒ 뉴데일리<=청와대 제공>
박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부터 유럽에 대한 아쉬움이 많은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화답했고, 이 대통령은 "대통령에 당선돼 그동안 유럽과의 관계를 살펴보다 아쉬움을 많이 느꼈다. 그래서 특사의 필요성을 갖게 됐다"면서 "국가간 관계도 자주 만나 정을 쌓는 것이 중요하므로 앞으로도 필요한 곳엔 특사를 활용해 관계를 돈독히 해나가는 노력을 계속해 나갈 생각이다"고 강조했다.
이날 접견은 오전 10시 30분 청와대 세종실에서 열렸으며, 11시 22분까지 특사단 보고가 이어졌다. 이후 박형준 정무수석이 "혹시 두분께서 말씀하실 것이 있을 것 같은데 자리를 피해드리자"고 제안했고,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독대가 43분간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변인은 "박 전 대표의 특사단 활동 보고 도중 이 대통령은 수시로 공감을 표했으며, 여러차례 웃음이 터지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전했다. 실제 이 대통령은 "생각같아서는 브라질에도 한번 특사로 다녀와달라고 말하고 싶은데 비행시간만 30시간이 넘는 너무 먼 길이어서 차마 말을 못하겠다"고 농담하는 등 접견은 밝게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단독회동이 끝난 뒤 접견실 밖까지 나와 손을 흔들며 배웅했고 박 전 대표는 환한 웃음으로 인사했다.
접견에는 박 전 대표를 포함해 한나라당 안경률 김태원 유정복 김성복 의원 등 특사단이 함께 했으며 청와대에서는 박형준 정무수석, 김성환 외교안보수석, 박선규 대변인 등이 배석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회동과 관련, "국정 동반자로 같이 가는 것 아닌가. 이미 박 전 대표는 국정 동반자 역할을 하고 있다"며 "두분 대화 내용을 보면 국정에 같이 가는 입장에서 기꺼이 역할을 수행했고 앞으로도 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관계자는 "유럽 여러 나라는 정말 중요한 파트너임에도 일일이 신경쓰지 못한 부분이 많았다"면서 "박 전 대표가 활동하면서 틈을 훌륭하게 메웠고 유럽에서도 박 전 대표를 반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