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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44년 12월 미군 폭격기 1대가 독일 전투기들의 공격을 받고 추락했다. 조종사의 시신은 지금까지 찾을 수 없었다.
거의 65년이 지난 최근 미국 국방부의 발굴팀 10명이 이 조종사의 흔적이나 유해를 찾기 위해 추락 지점 인근의 진흙더미와 씨름하고 있다.
하지만, 당시 13세 때 이 폭격기의 추락을 목격했던 인근 마을의 농부 헤르만 로이터(77)에게는 사라진 조종사의 유해가 발견되지 않는 것보다 이제 와서 유해를 찾겠다며 미군들이 법석을 떠는 것이 더 미스터리다.
그는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야 이러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약 20만명의 미군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여전히 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와중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부대가 앞서 미국이 수행했던 전쟁의 실종자 8만4명을 확인하기 위한 힘들고 때로는 생뚱맞은 업무에 매달리고 있다고 6일 보도했다.
이들 중 대부분은 베트남전의 실종자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미 국방부는 유가족들의 압력에 따라 2차대전 당시 유럽과 태평양에서 실종됐던 7만4천명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합동 전쟁포로/실종자(POW/MIA) 사령부'의 조니 웹 부사령관은 "우리가 갖고 있는 인력과 재원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발굴팀은 매년 70명 이상의 실종자를 확인해내고 있지만, 지금 속도라면 국방부가 발굴 가능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3만5천명을 발굴하는 데 500년이 걸릴 전망이다.
더구나 유럽에서는 추락 지점을 확인하는데 필수적인 목격자들이나 현지 역사학자들이 이미 죽거나 늙어서 발굴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다.
발굴팀에서 일하고 있는 인류학자 앤드루 티렐은 "모두 완료할 필요는 없다. 궁극적인 목표를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들 모든 사람의 이야기가 기억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