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일 휴일을 맞아 경찰관들이 시간을 내서 파주에 다녀왔습니다. 이 분들은 한 경찰서에 근무하는 동료들로 기독신우회라는 이름으로 매주 근무 시간을 피해 모임을 갖는 사람들입니다.

    아침 8시 경찰서에 집합하여 파주를 향하여 출발했습니다. 나는 내 차를 가지고 가서 경찰서 안들르고 바로 출발했습니다. 수원에서 파주 목적지까지 2시간 가까이 걸리는 것 같았습니다. 여간해서는 아내와 어딜 많이 못다녔는데 오늘은 시간을 내서 동행했습니다.

    목적지는 신우회장 생가로 어르신들이 살고 계신 집인데 집도 잘 짓고 마당도 넓고 족구장도 있고 냇가도 있어서 회원들은 가자마자 족구 판을 벌였습니다. 땀으로 범벅이 된 회원들이지만 경찰 업무를 벗어나 자유롭게 동호인끼리 운동을 하니까 상당히 기분전환이 되는 모양이었습니다. 근데 난 운동을 할 줄 모르고 조금 늦게 도착해서 구경만 했습니다. 어려서 운동을 배울 기회를 얻지 못했고 나이 먹고는 그거 배울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스포츠는 꽝입니다. 남자로서 좀 창피하기도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점심은 집에서 직접 기른 것으로 영양식과 삼계탕을 끓여 걸쭉하니 그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식사 전에 내가 대표기도를 했습니다. 적어도 먹는 문제를 해결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했고 귀한 음식을 준비하신 분들과 신우회장 부모님 건강하시고 구원의 축복이 있기를 기도했습니다.

    국그릇이 큰 대접으로 한 가득인데 보임직도 하고 먹음직도 했지만 양이 많아서 나는 아예 삼분지 일은 덜어 놓고 시작을 했습니다. 농촌음식 맛이 아주 훌륭해서 많이 먹고 싶었지만 자제했습니다. 요새 고영양 시대라 배 터지게 먹는 건 건강에 아주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식사 후 바로 냇가로 나가 투망을 가지고 고기잡이를 했습니다. 어렸을 때 고기잡이를 많이 했는지 몇몇 회원은 그 솜씨가 아주 능숙해 보였습니다. 함께 온 자녀들도 매우 즐거운 표정들이었습니다. 냇가 옆에는 임진강 폭포 양식장이 있는데 그림이 아주 멋있었습니다. 그래서 거기서 아내와 몇 장 기념사진도 찍었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거기 와서 사진도 찍고 양식어 구경도 하며 오는 가을을 맞이하는 풍경이었습니다.

    다시 집에 들어와 수박도 먹고 이른 밤도 따먹고 놀다가 매운탕 끓인다고 하는데 어물어물하다 늦을 거 같아서 슬그머니 귀가를 서둘렀습니다. 단체사진부터 한 장 박고 분위기 깰까봐 게이트볼 하는 틈에 차 시동을 걸었는데 그만 다 알게 되어 어쩔 수 없이 인사하고 왔습니다.

    오는 길에 경찰 한 분을 태우고 왔습니다. 차 안에서 이런 저런 세상사는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그 분한테서 많은 이야기를 듣고 보니 뉘 집이나 나름대로 다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 분은 부인께서 여러 가지로 건강에 문제가 생겨서 아파하고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고 연민의 정을 느꼈습니다. 그 가정을 위해서 기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날 때마다 농담하고 밝아서 가정에 그런 어려운 문제가 있는 걸 전혀 몰랐습니다. 이래서 사람이 사적으로 만나 이야기도 나누고 그래야 서로의 사정도 알고 관심을 갖게 될 것 같았습니다.

    이야기 하다 차가 서울 시내로 잘못 들어간 것도 모르고 한참을 갔으나 그래도 그렇게 대화하는 중에 교제도 되고 기도제목도 알게 되었습니다. 집에 와서 오늘을 돌이켜 보니 아주 즐거웠고 감사했고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오늘 함께 했던 20여 명의 경찰관 또는 그의 가족들 정말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인연으로 서로 끝까지 돕고 사는 경찰가족들이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빌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