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 뉴데일리
    ▲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 뉴데일리

    오늘 광복절 겸 건국절 기념사에서 李明博 대통령은 힘 있는 연설을 하였다. 경제위기를 잘 극복하고 있다는 자신감이 깔린 목소리였다. 내용도 대체로 좋았다.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은 이런 자리에서 대한민국을 무시하고 애국시민들을 폄하하는 발언을 하는 경우가 많아 듣는 이들을 가슴 조리게 만들었다. 오늘은 편하게 들을 수 있었다. 李 대통령은 주목할 만한 말을 몇 군데서 하였다.
     
     <61년 전 오늘, 이곳 광화문에는 자랑스런 태극기가 펄럭였습니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은 떨리는 목소리로 우리나라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었음을 선언하였습니다.>
     
     李 대통령은 광복절의 의미를 해방과 建國기념으로 분명히 하였다. 작년 建國 60주년 기념사에선 뺐던 建國 대통령에 대한 언급도 하였다.
     
     그는 논란이 있는 '중도실용'에 대하여도 안심할 수 있는 해석을 내어놓았다.
     
     <중도는 左와 右의 어설픈 절충이 아닙니다. 중도는 대한민국을 이끌어왔던 헌법 정신,
     즉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를 존중하면서 이를 더욱 발전시키려는 관점입니다.
     중도는 기계적 평균이 아닙니다. 중도는 이상과 현실의 균형을 잡는 것입니다.>
     
     중도가 대한민국 헌법정신의 존중이라고 못을 박은 것이다. 그렇다면 중도실용은 그런 헌법정신을 서민과 중산층 위주로 실천하는 방법론이 된다. '中道실용'보다는 '中庸實用'이 맞다.
     
     李 대통령의 연설에서 아쉬운 점도 있었다. 建國한 지 2년 뒤 '6.25 전쟁이 일어났다'고 했는데, '북한정권이 일으킨 6.25 남침 전쟁'이라고 정확히 표현하였어야 했다. 요사이 일부 청소년들은 6.25가 3.1 운동 전에 일어난 사건, 일본이 조선을 침략한 사건으로 알고 있다. 이런 이들에게 6.25 南侵 전쟁의 책임자를 정확히 알려야 할 의무를 진 것이 가장 큰 교사이기도 한 대통령이다. 침략전쟁을 누가 일으켰는지를 명확히 아는 것은 國民되기의 시작이다.
     
     對北제안은 원론적인 것이었다. 다만 걸리는 대목이 있다.
     
     <또한 남북이 재래식 무기와 병력을 감축하면 막대한 예산과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이는 남북이 함께 경제를 일으키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한국의 국방비는 GDP의 3%도 안 된다. 이스라엘은 10%대, 북한은 30%대일 것이다. 국방비 감축은 한국의 경제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징병제를 지원병제로 바꾸려는 亡國的 움직임에 불을 붙일 가능성이 높다. 국방비 지출로 경제를 일으키자는 말을 하면 自害的 논리에 빠질 위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