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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 ⓒ 뉴데일리
좌파가 있고 우파가 있는 사회는 안정된 사회이고 좋은 사회입니다. 좌파는 평등에 역점을 두면서 분배의 공정 내지는 균등을 강조합니다. 우파는 그런 와중에서, 국민이 자유를 잃는다면 평등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대듭니다. 그리하여 옥신각신 하면서 사회는 형평과 조화를 유지하는 가운데 가난한 농부의 아들이 백악관의 주인이 되고 흑인 노예의 손자가 노벨 평화상을 받기도 합니다.
특권계급이 도사리고 앉아 일반시민들은 도저히 예사로운 노력으로는 억눌린 계급의 활로를 타개하기 어렵다고 판단될 때 바스티유의 감옥을 치고 들어가는 “폭도들”이 생기고 프랑스 대학명이 터지게 되는 겁니다. 러시아의 프롤레타리아의 혁명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노무현 씨가 대통령으로 있을 때 일본에 다녀와서, “일본에는 공산당이 합법화되어 있는 걸 보고 감탄했다. 우리도 그렇게 돼야 할 것이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는 것을 보고, “일본에 무슨 휴전선이 있느냐. 또 다시 남침을 감행하려고 땅굴을 파는 인민군이 있느냐. 끊임없이 간첩을 남파하는 인민공화국이 일본 땅에 존재하느냐.” 대한민국이 헌법을 지키고 주권을 지킬 수가 과연 있는가가 큰 과제인데 만일 공산당을 합법화하면 한반도는 졸지에 적화통일이 될 것이 뻔한 터에 어떻게 대통령이라는 자가 저런 철없는 수작을 할 수 있단 말인가. - 그것이 나의 솔직한 심정이었습니다.
최근에는 청와대가 “중도 실용주의”에 관한 책을 만든다고 들었습니다. 아직 읽어보질 못했으니 뭐라고 평할 수는 없지만 대통령께 한 마디 묻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오늘 누가 우파고 누가 좌파입니까. 명단을 한 번 작성하여 국민 앞에 보여주세요.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는 사람들이 모두 우파라면, 한반도의 적화통일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자들은 다 좌파입니까.
황장엽·김동길·조갑제는 우파입니까. 그럼 좌파 명단에 오를 사람들은 누구누구입니까. 이름을 한 번 밝혀 주세요. 그리고 “중도”에 속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요. 이명박·한승수·정정길입니까. 그 밖에 또 누가 있습니까. 있으면 말씀하셔요. 존재하기 어려운 또는 존재하지도 않는 “중도 실용주의”를 고집하면 이 나라가 장차 무엇이 될 것입니까.
“중도”의 깃발 아래 문제아들이 모여서 궁극적으로는 적화통일의 길을 열어준다면 그 때에는 어떻게 하실 것인지.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고 하시면 안 됩니다. 그렇게 되면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던 우리 같은 사람들은 이래저래 다 가고 우리의 5천 년 역사에서 가장 총명한 대한민국의 오늘의 젊은 세대는 잠시라도 김정일의 노예가 되고? 그런 불상사를 우리더러 참으라는 말씀은 아니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