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과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가 동시에 상승곡선을 그리며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여 하반기 경기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3일  종가기준 코스피 지수는 1560선을 넘어서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0.49%(7.69포인트) 오른 1564.98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 역시 510선을 돌파하며 연중 최고 기록을 경신, 전 거래일과 비교해 1.23%(6.21포인트) 오른 510.56으로 장을 마쳤다.

    이같은 지수상승의 원인으로는 외국인의 '바이코리아' 열풍, 즉 투자심리가 개선된 외국인들이 14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 ▲ 코스피지수가 1550선에 올라섰다. 1550을 넘은 것은 작년 8월 18일 1567.71 이후 11개월 만이다.코스피 시가총액도 작년 8월 12일 이후 처음으로 80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달 31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2.55포인트(1.47%) 오른 1557.29에 거래를 마쳤다.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 직원이 주가 관련 그래프를 살펴보고 있다.  ⓒ 연합뉴스
    ▲ 코스피지수가 1550선에 올라섰다. 1550을 넘은 것은 작년 8월 18일 1567.71 이후 11개월 만이다.코스피 시가총액도 작년 8월 12일 이후 처음으로 80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달 31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2.55포인트(1.47%) 오른 1557.29에 거래를 마쳤다.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 직원이 주가 관련 그래프를 살펴보고 있다.  ⓒ 연합뉴스

    경기선행지수 40년만에 최대치

    앞으로의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종합지수는 40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 국내 경제가 확실한 V자형 회복세로 돌아섰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일 통계청에 따르면 6월 기준 선행종합지수는 120.8로 전달보다 2.8% 올랐는데 이는 관련 통계가 시작된 1970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인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현재의 경기 상태를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도 11년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소비심리지수 4개월째 상승

    6월 기준 동행종합지수를 살펴보면 지난달 대비 2.0% 오른 116.8로 나타났는데 이같은 수치(동행지수 상승률 2%대)는 지난 1978년 1월 이후 31년만이다.

    또한 7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4개월째 상승하면서 7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지난달 27일 공개된 소비자심리지수는 109를 기록, 114를 나타냈던 2002년 3분기 이후 7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올해들어 주식과 부동산 가격이 급등, 일반인들의 소비 심리를 자극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5년6개월 만에 GDP 최고치 경신

    2분기 GDP도 전기 대비 2.3% 성장, 지난 2003년 4분기의 2.6%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외에 수출도 전기대비 14.7% 상승했고 민간소비 부문도 3.3% 증가했다.

    현대자동차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사상 처음으로 5%를 넘어서고,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세계 조선ㆍ해양 역사상 최대 규모인 500억달러짜리 초대형 계약을 따내는 등 기업들의 선전 역시 경기회복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외 낙관론 "한국경제, 빠른 회복 가능"

    나라 안팎에선 한국경제에 대해 칭찬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 통신사 블룸버그의 칼러니스트 윌리엄 페섹은 지난달 27일 칼럼에서 "(경기부양책의 성과를 낸) 한국 정부 관계자들에게 모자를 벗어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BOA메릴린치와 노무라 증권 등 해외 증권사 두 곳은 같은 날 국내 대표기업 중 하나인 삼성전자 주가를 90만원까지 오를 것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이는 지난해 5월 기록했던 최고치 76만4000원을 훨씬 웃도는 가격.

    모건스탠리도 최근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8%에서 -0.5%로 상향 조정했고, 골드만삭스, 맥쿼리 등을 포함한 주요 투자은행들도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높였다.

    통계청 관계자는 "서비스업생산지수 도소매업판매액지수 건설기성액 내수출하지수 재고순환지표 소비자기대지수 종합주가지수 등 선행지수와 동행지수를 이루는 다양한 지표가 고르게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경기회복의 청신호'가 켜졌다고 볼 수 있다"며 "97년 불어닥친 외환위기 당시와 비교해도, 선행지수와 동행지수가 동시에 반등한 이후부터 경기회복이 이뤄졌던 만큼 하반기 경기가 바닥을 치고 V자형으로 치고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일부 전문가들은 "아직 고용 형태가 불안하고 대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어 본격적인 경기 회복을 장담할 순 없다"면서 "2분기 GDP 역시 6개월 혹은 1년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마이너스인 만큼 단기적인 비교 우위를 들어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는 섣부른 전망은 아직 위험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소비심리의 호전을 가늠케 하는 지표들이 여럿 나오고 있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앨런 그린스펀 "미국, 최악의 사태 끝났다" 성장률 2.5% 전망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세계적 금융위기를 촉발시켰던 미국 경제도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근년 하반기 미국 경제가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현직 관료들의 발언이 이어진 가운데 올해 2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마이너스 1.0%를 기록, 예상보다 둔화된 수치를 나타내며 이같은 '긍정적 전망'을 밝게 해 주고 있다.

    지난 2일 미국 NBC방송 ‘미트 더 프레스’에 출연한 래리 서머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미국 경제의 낙하는 끝났다"며 "많은 전문가들이 올 하반기 미국의 성장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고 밝혔다.

    티모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ABC방송에 출연해 "미국의 경기침체 속도가 확실히 약화되고 있다"면서 경제가 안정화될 시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한 '세금인상'의 필요성 마저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같은 방송에서 "최악의 사태가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미국 경제가 바닥을 치고 7월 중순부터 반등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가 전망한 미국 경제의 성장률 2.5%는 블룸버그의 전망치보다 1%포인트 높은 수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