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맑은 바람 드는 집’ ⓒ 뉴데일리
    ▲ ‘맑은 바람 드는 집’ ⓒ 뉴데일리

    추풍령 아래는 바람 많이 불겠다.
    산바람 골바람이 적막한 스님 마음 뒤흔들어 놓겠다.
    추풍령 아래 큰절 직지사. 스님이 ‘바람’났다.
    산바람 들바람에 詩바람이 났다.
    직지사 성보박물관장 흥선 스님. 詩바람 난 스님이 한 달에 두 차례, 보름에 한 번씩 꼬박꼬박 올려놓은 한시를 성보박물관 홈페이지에 올렸다. 시에 부친 짤막한 글들도 차곡차곡 담았다.
    홈페이지에 담긴 한시에서 맑은 바람 소리가 들려온다. 옛 선비를 만나는 듯 인문의 향기가 피어오른다.
    보는 사람 마음이 편해진다. 그거 바람 한 번 잘났네.
    수류화개(水流花開)라.
    계곡물처럼 계절 따라 흐르고, 때 되면 꽃 피고 지는 산사의 잔잔한 일상이 시에 부친 글들에서 담담하게 그려진다.
    책에 소개된 한시는 바람 난 스님의 속내를 보여 준다. 고개 들면 여기가 피안이라고, 시를 통해 그려내는 구도의 여정이 단단한 글속에서 가슴에 여운을 남겨준다. 세상을 향한, 그 리고 불우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이 담겨있다.
    부처님도 웃으실 ‘詩바람’이다.

    (도)아름다운인연 펴냄, 284쪽, 1만 3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