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 뉴데일리
    ▲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 뉴데일리

    평통 모임에서 李明博 대통령이 한 연설의 일부를 들어보자.
     
      아직도 이념과 지역과 계층 간의 갈등이
      선진화를 향한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에 편승해 무조건적인 반대와 편가르기,
      그리고 집단 이기주의도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진정 이 나라를 사랑하고 남북통일을 원한다면
      분열과 갈등을 조장할 것이 아니라
      마음을 열고 함께 해야 합니다.
     
      우리 서로 사랑하지 못하고 증오하면서
      어떻게 남을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위의 연설은 文法에 맞지 않다. 무조건적인 반대와 편가르기라는 표현에서 主語가 없다. 누가 그런 반대와 편가르기를 한다는 말인가? 모든 국민인가? 그렇다면 국민에 대한 모독이다. 대한민국 헌법 수호 세력, 즉 우파인가? 우파는 무조건적 반대나 편가르기를 한 적이 없다.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韓美 FTA를 추진할 때 좌파는 반대하였지만 우파는 盧 당시 대통령을 지지하였다. 右派는 私感(사감)이나 편견이 아니라 사실과 법률과 國益(국익)을 기준으로 하여 是是非非(시시비비)를 가린다는 증거이다. 
     
    좌파는 李明博 정부가 하는 일을 무조건 반대한다. 그렇다면 좌파가 그렇게 한다고 摘示(적시)해야지 모든 국민이나 우파도 좌파처럼 그렇게 하는 것으로 오해가 생길 만한 표현을 하는 것은 비겁하다. 좌파를 擧名(거명)하여 비판할 용기가 없으면 언급 자체를 하지 않아야 한다. 
     
    대통령의 연설은 명확해야 한다. 禪問答(선문답)이어선 안 된다. 유추해석을 해야 할 정도로 애매하여서도 안 된다. 李 대통령은 우파도 좌파처럼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고, 무조건적인 반대와 편가르기를 한다는 전제下에 그런 左도 右도 아닌 '중도실용' 노선을 걷겠다고 말하는 것처럼 해석된다. 
     
    이 말이 통하려면 우파도 좌파처럼 야간不法폭력 시위를 일삼고, MBC처럼 거짓선동 방송을 일삼고, 그러고도 사과하지 않고, 검찰 수사를 방해하여야 한다. 그런 우파를 한 사람이나 한 단체라도 댈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우파는 없다. 전교조처럼 어린 영혼을 거짓과 왜곡으로 추행하는 우파 단체도 없다. 우파는 법률, 사실, 國益을 기준으로 행동하므로 좌파처럼 막 나갈 수가 없다. 
     
    이렇게 순해 빠진 우파와 악랄한 좌익을 同格(동격)으로 놓고서 다 비판한 다음 "나는 제3의 길을 가겠다"고 선언하는 것은 자신의 비겁성을 도덕적 우월성으로 포장하려는 위선이다. 
     
    한국의 보수정치인들이 실패하는 공식이 있다. 지지층을 배신하고, 반대자들을 향하여 손을 내밀 때 지지층이 이탈, 분열하면서 좌파 집권의 길이 열린다. 용기 없는 인간은 용감한 사람들을 존경하지 않고 오히려 질투한다. 힘은 있으나 惡黨(악당)과 싸울 용기가 없을 땐 友軍(우군)을 욕하고 惡黨을 변호함으로써 자신의 비겁함을 합리화하려 한다. 
     
    80代의 좌파 거두 김대중씨는 李明博 정부를 사실상 독재로 규정하고, 좌익폭동이었던 촛불난동을 아테네식 직접 민주주의라고 美化하고, 민주정부를 반대하여 군중이 일어나야 한다고 선동하고, 김정일 정권에 대하여는 독재라고 비판하기는커녕 핵실험까지 옹호하고, 드디어는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억울한 일을 많이 당하였다"고 거짓말하였다. 
     
    같은 80代의 자유진영 거두인 金東吉 박사가 줄기차게 주장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피를 흘려서라도 지켜내자는 것이다. 李明博 대통령의 중도실용論은 김대중의 반역적 언동과 김동길의 애국적 행위를 同格으로 보는 데서 출발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