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사망을 둘러싼 의문이 점점 커져가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교외 엔시노의 잭슨가(家) 저택에 모인 유족들은 특히 잭슨의 사망 당시 현장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의사 콘래드 머리를 의심하고 있으며 런던 공연 기획사의 역할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제시 잭슨 목사는 27일 유족들이 잭슨의 사망 직전 진통제를 주사한 것으로 알려진 의사 콘래드 머리를 의심하고 그와의 접촉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고 말했다.

    잭슨 목사는 머리가 잭슨의 집에 도착한 시점, 잭슨에 대한 투약 여부와 방법, 모르핀 대용 약제인 '데메롤' 투약 여부 등 머리의 행위를 둘러싼 의문을 제기했다.

    이날 검시소로부터 잭슨의 시신을 인도받은 유족들은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별도의 독립적인 부검을 원하고 있다고 잭슨 목사는 전했다.

    잭슨의 사망 당시 구호를 요청한 911 신고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신고자는 의사 혼자 잭슨 곁에 있으며 그가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었다.

    이런 가운데 CNN 방송은 머리가 27일 오후(현지시간) 변호사를 대동하고 경찰에 출두할 것이라고 텍사스주(州) 휴스턴의 한 로펌을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잭슨의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인 경찰은 증거물 수색을 위해 머리의 자동차를 압수수색했지만 그가 수사에 협조적이며 그를 범죄 용의자로 보진 않는다고 밝혔었다.

    캘리포니아와 네바다, 텍사스 등지에서 의료 활동을 하고 있는 머리는 최근 수년 동안 재정적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잭슨의 유족들은 또 머리 뿐 아니라 최근 잭슨의 주변에 있었던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도 정보가 부족한 데 대해 분노를 느끼고 있다고 유족과 가까운 한 인사가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 인사는 유족들은 잭슨의 런던 공연을 주관하던 기획사 AEG 라이브의 역할과 AEG가 선임한 것으로 보이는 잭슨의 주변 인물들에 대해서도 정확한 정보를 알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족들이 잭슨의 고문들로부터 잭슨이 여러 해 전에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유서가 있을 수 있다는 말도 들었다며 유족들은 이를 믿지 않지만 더 많은 것을 알기 원한다고 전했다. 그는 "유족들과의 협의를 거치지 않고 결정되는 것들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AEG 회장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랜디 필립스는 런던 공연을 앞두고 의사 머리와 계약하자고 우긴 것은 잭슨 자신이었다고 밝혔다.

    필립스는 "우리는 높은 비용 때문에 풀타임 직원으로 의사를 두고 싶지 않았지만 마이클이 머리를 고용하자고 주장했다"며 "마이클은 자신이 머리와 정신적 교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잭슨이 심장마비로 숨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필립스 회장은 지난 2월 잭슨이 보험사 측의 요구에 따라 건강검진을 받았지만 무사 통과했었다고 말했다.

    한편 잭슨은 가족들과 소원했다는 언론 보도와는 달리 어머니 캐서린과 정기적으로 대화를 나눴으며 사망 직전 아버지 조도 만나는 등 접촉을 가져왔지만 사망 현장에 가족은 없었다고 유족과 가까운 인사는 전했다.

    그는 유족들이 잭슨의 장례를 사적으로 치를지, 혹은 대중에게 공개된 성대한 의식으로 치를지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스앤젤레스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