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향소 철거…"어떤형태든 지키겠다"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설치된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가 24일 새벽 보수 단체에 의해 철거된 뒤 이날 오후 2시경 서울 중구청에 의해 완전히 철거됐다. 그러나 분향소 운영측은 "어떤 형태로든지 분향소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날 새벽 노 전 대통령 분향소가 국민행동본부(본부장 서정갑) 등 보수 단체에 의해 철거됐지만 분향소는 쓰러진 천막을 옆에 두고 계속 운영돼 왔다. 이날 오후 중구청은 2.5톤 트럭 7대 가량을 분향소 뒷편 도로에 세워두고 직원 30여명이 동원해 파손된 천막 등을 치웠다.

이 과정에서 분향소 측과 중구청 직원 간의 실랑이가 벌어져 분향소 근처에 경비를 서고 있던 경찰들이 동원되기도 했다. 분향소 측에 따르면 충돌 과정에서 분향소 철거를 막아서던 10여명이 경찰에 연행됐지만 큰 부상은 없었다고. 중구청은 대한문 근처 나무 사이에 걸린 현수막도 떼어내는 등 주변을 깔끔히 정리했다.

이날 4시쯤 대한문 앞에는 경찰들이 배치됐지만 분향소 '상주'는 영정사진을 안고 분향소가 있던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그는 "(경찰이) 나쁜 방향으로 급변했다"며 "국민들에게 희망을 줘야 하는데"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이명박(대통령)은 노무현 노자만 나와도 몸서리치고 촛불의 조그만 불씨만 보여도 벌벌 떤다"고 맹비난을 가했다. 또 "이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짐작간다"며 "(경찰이) 대한문 앞을 차벽으로 막아 시민들이 분향하러 못오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한 분향소 운영자는 "민주당은 조문정국으로 단물 다 빨아 먹었다고 생각하는지 이제 분향소에 나오지도 않고 있다"며 "나와서 (철거) 경위가 어떻게 된 건지 물어보지도 않느냐"며 불만을 쏟았다. 그는 철거에 대해서는 "조금 분노스럽다. 정치적 압박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또 "어떤 형태로든지 분향소 형태를 지킬 것"이라며 "무력행사를 통해서라도 할 수 있으면 할 것"이라고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