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미국과 동맹국이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으면 잘못된 행동을 하고도 '기다리면 보상받고 대화할 수 있다'는 과거 북한의 생각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숙소인 블레어 하우스(Blair House, 영빈관)에서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의 예방을 받고 "북한은 이제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에 나서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 ▲ 미국을 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의 예방을 받고
    ▲ 미국을 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의 예방을 받고 "미국과 동맹국이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으면 잘못된 행동을 하고도 '기다리면 보상받고 대화할 수 있다'는 과거 북한의 생각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뉴데일리<=청와대 제공> 

    클린턴 장관은 먼저 한·미·일 3국간 강력한 공조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이행 과정에서도 관련국이 긴밀히 공조해서 북한에 대해 그릇된 행동을 하면 응분의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깨닫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근래 방한했던 제임스 스타인버그 부장관도 "유엔 안보리 결의로 북한을 압박할 수단을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클린턴 장관은 "7월에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도 북한에 대한 대처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고 이 대통령은 "제주에서 열렸던 한·아세안(ASEAN) 특별정상회의에서도 아세안 10개국이 과거에는 모두 북한과 수교하고 있어서 한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는데 이번에는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한 목소리로 규탄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클린턴 장관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가 경제적으로, 전략적으로 또 정치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의회 지지를 얻는 데 적극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나타냈다.

    앞서 이 대통령과 클린턴 장관은 양쪽 뺨을 번갈아 대면서 포옹, 반가움을 나눴다. 클린턴 장관은 지난 2월 한미외교장관 회담차 방한했을 당시 청와대를 찾은 바 있다. 클린턴 장관은 "환영한다. 워싱턴에 직접 오셔서 원더풀(wonderful)하다"고 표현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 방문에 많은 배려를 해줘서 고맙다"고 인사한 뒤 "남북 관계에 대해 미국이 보여준 단호한 모습이 북한 문제 해결에 큰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접견장에서는 기자들의 취재경쟁으로 포토라인이 잠시 무너지는 등 양국 취재진의 관심이 뜨거웠다. 이 대통령은 클린턴 장관의 자서전 이야기를 물어보며 농담을 주고받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으며 접견 시간도 당초 예정보다 15분 가량 늘어나 약 45분간 걸렸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도착 직후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 론 커크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오바마 행정부 핵심 각료들의 예방을 받고 분야별 양국 현안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