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트윈스 타선이 무서운 화력을 뿜어내 목동구장을 시끌벅적 뒤집어 놓았다.

    LG와 히어로즈는 양팀 합계 39점을 주고받는 프로야구 역대 최대 난타전을 펼쳤다.

    LG는 15일 양천구 목동구장에서 계속된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히어로즈와 방문 경기에서 홈런 6개 포함, 안타 25개를 때리고 22점을 뽑았다.

    불붙은 쌍둥이 타선은 5-13으로 뒤지던 5회부터 9회까지 5이닝 동안 무려 17점을 얻는 무서운 뒷심을 발휘해 22-17로 대역전승을 일궜다.

    허약한 양팀 마운드, 규모가 작은 목동구장, 그리고 각각 4연패(LG)와 7연패(히어로즈)를 당해 1승에 목말랐다는 양팀의 절박한 사정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좀처럼 보기 힘든 '핸드볼 스코어'가 나왔고 각종 진기록을 쏟아냈다.

    양팀이 뽑은 39점은 프로야구 28년 역사에서 한 경기 최다 점수다. 종전 기록은 1995년 6월28일 대구구장에서 롯데가 삼성을 24-14로 눌렀을 때 나온 38점이었다.

    양팀은 또 안타 40개(LG 25개, 히어로즈 15개)를 합작, 역대 한 경기 최다 안타 기록도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은 1992년 5월2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18개)-삼성(21개)전 등 두 차례 작성된 39개였다.

    또 LG가 47루타, 히어로즈가 37루타를 기록, 84루타로 역대 한 경기 최다루타(종전 75루타) 기록도 가볍게 새로 썼다. LG가 홈런 6방, 히어로즈가 5방을 날려 올 시즌 한 경기 최다홈런 기록도 세웠다.

    이날 경기는 정규 이닝 경기로는 역대 두 번째로 긴 4시간39분 간 벌어졌다.

    4연패를 끊은 LG는 1점부터 만루포까지 모두 때려 역대 11번째로 팀 사이클링 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아울러 4회만 빼고 매회 득점, 역대 한 경기 최다 이닝 득점 타이기록도 작성했다.

    KIA는 연장 12회에 터진 최희섭의 결승 솔로포를 앞세워 SK를 5-2로 꺾고 승률 5할에 복귀했다. 홈런 선두를 질주 중인 최희섭은 13호 대포로 2위 그룹과 격차를 3개로 벌렸다.

    두산은 김재호의 2타점 결승타로 삼성을 5-3으로 누르고 7연승을 구가했고 롯데는 한화는 7-1로 꺾고 4연승을 내달렸다.

    ●목동(LG 22-17 히어로즈)

    공이 '떴다'하면 양팀 더그아웃에 공포감이 밀려들었을 정도로 쉴새 없이 난타전이 벌어졌다.

    3-5로 뒤진 히어로즈가 3회와 4회 각각 5점씩을 뽑아 13-5로 앞섰을 때만 해도 히어로즈의 연패탈출이 예상됐으나 12일 SK와 경기에서 9회 8점을 뽑았던 LG의 엄청난 뒷심이 5회부터 위력을 발휘했다.

    5회 3점을 따라 붙은 LG는 6회 이진영의 3점포로 4점을 만회했고 7회 로베르토 페타지니의 좌월 만루포 등으로 5점을 추가, 기어이 전세를 뒤집었다.

    17-16으로 쫓긴 8회 2점을 도망간 LG는 9회 권용관의 투런포 등으로 다시 3점을 달아나며 어지러운 경기를 마무리했다.

    9회말 1점을 만회한 히어로즈가 2사 만루 찬스에서 다시 득점을 했더라면 핸드볼 경기는 계속 이어질지도 모를 판이었다.

    화끈한 방망이 대결은 볼거리를 선사했지만 부실한 마운드는 양팀 벤치에 큰 걱정만 안겨줬다.

    ●사직(롯데 7-1 한화)

    장타력이 살아난 롯데가 대포 3방으로 한화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잠재웠다.

    1회 2사 후 박정준의 우중간 스탠드에 꽂히는 벼락같은 솔로포로 앞서간 롯데는 2회 선두 카림 가르시아가 우측 펜스를 넘어가는 솔로 아치로 2-0으로 달아났다.

    3회에는 2사 3루에서 이대호가 밀어서 우측 펜스 너머로 투런포를 날려 점수는 4-0으로 벌어졌다.

    8회 1사 만루에서는 가르시아가 2타점 적시타를 때렸고 홍성흔이 희생플라이를 날려 쐐기를 박았다.

    손민한을 대신해 롯데의 에이스 노릇을 맡은 송승준은 이여상에게 홈런을 맞고 1점을 줬지만 6⅓이닝 동안 삼진 6개를 솎아내며 역투, 팀을 4연승으로 이끌었다. 송승준의 시즌 성적은 2승3패.

    뇌진탕 후유증을 극복 중인 6번 타자 김태균이 1안타를 때리긴 했으나 한화 클린업트리오는 송승준에게 11타수 무안타로 묶여 3연패를 자초했다.

    ●잠실(두산 5-3 삼성)

    삼성 내야진의 실책성 플레이 2개가 승부를 갈랐다.

    삼성은 2-0으로 앞선 2회말 수비 때 임재철의 타구를 유격수 김상수가 실책을 범하면서 1,3루 위기에 몰렸다. 김상수는 어깨 통증을 호소한 박진만 대신 2회부터 나왔다.

    이어 2루를 뛰던 임재철을 잡고자 포수 현재윤이 2루에 던졌고 임재철을 중간에서 잡을 수 있었으나 야수 간에 호흡이 맞지 않았고 그 사이 최준석이 기민하게 홈을 파 1점을 내줬다.

    김이 샌 삼성 선발 배영수는 손시헌을 삼진으로 돌려세웠으나 곧바로 최승환에게 우선상 2루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했다.

    두산은 2-2이던 4회 안타 2개로 만든 1사 2,3루에서 김재호의 우선상 2타점 2루타로 전세를 뒤집었고 7회 1사 1,2루에서 김동주의 적시타까지 터져 5-2로 추격권에서 벗어났다.

    삼성 양준혁은 8회 우측 펜스를 넘어가는 솔로포를 터뜨렸으나 역전과는 무관했다. 두산 응원 단상을 맞고 튀어나온 이 타구는 비디오 판독을 통해 홈런으로 인정됐다.

    ●문학(KIA 5-2 SK)

    전날 홈런을 6개나 터뜨렸던 '대포군단' KIA가 홈런 4방으로 SK의 연승행진을 '5'에서 묶었다.

    9회초 2사 만루, 연장 11회초 2사 2,3루에서 이종범이 삼진과 2루수 뜬공으로 물러나 아쉬워했던 KIA는 연장 12회초 1사 후 최희섭이 채병용의 높은 직구를 엄청난 힘으로 밀어 가운데 펜스를 살짝 넘어가는 솔로포를 터뜨리면서 승기를 잡았다.

    이어 김상현이 좌측 스탠드로 연속타자 홈런을 꽂았고 2사 1,2루에서 이현곤이 좌전 적시타를 때려내 순식간에 5-2로 점수를 벌렸다.

    KIA는 1-2로 끌려가던 8회 김원섭이 회심의 동점 솔로포를 터뜨려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9회부터 등판한 KIA 마무리 윤석민은 2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올 시즌 12경기 만에 감격스러운 첫 승리를 따냈다.

    SK는 올해 연장전에서 2승4무2패로 열세를 면치 못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