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0년대 후반 언론노조연맹 기관지 미디어오늘의 기획조정실장을 지냈던 김강원씨가 "1998년 언론개혁시민연합(언개련)의 '이승복 오보 전시회'는 조선일보를 흠집 내기 위해 김대중 정권 차원에서 기획된 작품"이라고 증언했다. 김씨는 "1998년 출범한 김대중 정권이 조선일보에 대한 전방위 압박에 나서면서 친위적 시민단체들을 동원했다"며 "그 대표적 단체로 만들어진 언개련이 맨 먼저 한 일이 '이승복 오보 전시회'를 통한 조선일보 때리기"였다고 밝혔다.

    김씨는 한겨레신문 기자 출신인 당시 손석춘 언노련 위원장 직대, 김대중 대통령 장남 김홍일 의원의 처남인 윤흥렬 서울신문 전무와 언개련 지원책을 협의한 경위를 밝혔다. 김씨는 손씨 소개로 윤 전무를 만나 협의해 서울신문이 미디어오늘에 통상 광고비보다 4배나 비싼 4000만원짜리 광고를 싣기로 했고, 그중 2000만원을 김주언 언개련 추진위원장에게 직접 전달했으며 이 자금 중 일부가 '이승복 오보 전시회'에 쓰였다고 했다. 그러나 윤흥렬씨와 김주언씨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다.

    김주언씨는 서울과 부산을 돌면서 '이승복 오보 전시회'를 열어 "이승복 사건은 조선일보가 반공구호를 만들기 위해 쓴 허위기사"라고 주장하고 다녔다. 1968년 아홉살 소년 이승복군이 남침 무장공비들에게 "공산당이 싫어요"라고 했다가 무참하게 입이 찢겨 살해당했다는 조선일보 기사가 '작문'이라고 선전해댔다. 대법원은 이 사건과 관련해 지난 2월 완료된 민·형사 소송에서 김주언씨에게 허위사실로 조선일보의 명예를 훼손한 책임을 물어 징역형과 손해배상을 선고했다.

    당시 정권에 의해 기획되고 그 정권의 하수인이었던 언개련이 앞장섰던 '이승복 기사 조작' 캠페인은 대한민국 정부의 정통성을 부인하는 세력들에 의해 그 후 계속 확대 재생산돼 2세들의 뇌리에 주입되면서 자라나는 젊은 세대들의 국가관(觀)에 큰 혼란을 불렀다. 김강원씨는 미디어오늘이 1995년 창간특집으로 '이승복 사건 오보' 주장을 다룬 것도 조선일보를 공격하고 국민에게 좌파 이데올로기를 전파하기 위한 것이었고 그 후 전개된 안티조선운동, 조선일보 불매운동과 함께 정권에 의한 조선일보 죽이기로 이어졌다고 했다.

    이승복 기사를 조작으로 몰고 가 유족의 가슴에 못을 박고 신문사의 명예에 흙탕물을 끼얹는 정권의 캠페인에 앞장섰던 인사들은 그 후 정권의 비호를 받아 승승장구했다. 김주언씨는 언개련 사무총장과 한국언론재단 연구이사를 거쳐 노무현 정권에서 신문발전위 사무총장을 역임했고, 미디어오늘 등에 이승복 기사가 조작이라는 연속 기사를 썼던 김종배씨는 지금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고정 패널로 출연하고 있다.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정권과 이념에 눈먼 세력들은 정치적 이득을 위해서라면 한 소년의 티 없는 영혼에 침을 뱉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그 진실이 지금 밝혀지기 시작한 것이다.  (조선일보 5월 7일자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