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이·친박 논쟁은 열린우리당 때 친노·반노 논쟁과 똑같다"

    한나라당의 4·29 재보선 참패 원인이 당내 친이·친박간 갈등에 있다고 보는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렇게 불만을 쏟았다.

    4일 CBS 라디오에 출연한 홍 원내대표는 사회자가 "이번(4·29 재보선)에도 (친이·친박간 갈등이) 총성만 안났지 전쟁수준이란 말을 한다"며 비책을 묻자 "가장 반성해야 할 첫 번째"가 바로 양 진영 갈등이라며 이같이 답했다.

    홍 원내대표는 "대통령 후보 경선 때 만들었던 프레임을 10년 만에 정권을 찾으면 그 프레임이 없어지고 전체 국정운영 프레임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그 프레임을 갖고 지금도 친이·친박 논쟁을 한다"면서 "이게 정말로 열우당 때 친노·반노 논쟁과 똑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2년 전 이 프레임을 갖고 정권을 잡았으면 이제 프레임을 바꿔야 하는데 그 프레임에 갇혀 허우적 댄다"면서 "당의 가장 큰 위기가 거기에 있다"고 주장했다.

    사회자가 "어떻게 깰 수 있을까요"라고 묻자 홍 원내대표는 "국회의원 자질문제와 소신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정책을 중심으로 국회의원들이 같이 활동을 해야지, 3김시대가 끝난지가 언제인데 지금 계파활동을 하고, 대통령 후보 경선을 하고 난 뒤 한 분은 대통령이 돼 버렸는데, 대통령과 같은 동격 하에서 친이·친박 논쟁을 벌인다는 자체가 국민들 보기에 난센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4·29 재보선 참패 뒤 친이계에선 포용한다는 차원에서 새로 선출될 원내대표를 친박계에 맡기자는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는데 홍 원내대표는 이것도 "난센스"라고 답했다. 그는 곧바로 "(친이·친박논쟁은)우스운 논쟁이고 여권이 망조로 가는 논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거듭 "열우당 때 5년 내내 친노·반노 논쟁으로 당이 망했다"고 강조한 뒤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경선 끝났으면 사내답게 툴툴 털고 한 마음이 돼 국정운영을 할 생각을 해야지 서로가 한쪽에서는 옹졸하게 대립하려 하고, 한쪽에서는 늘 사안마다 옹알이나 부리고, 그게 국민 보기에 바른 태도들이냐"며 양 진영 모두를 쏘아 붙였다. 그는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감정에 휩싸여 국정운영을 하고, 정권운영을 하려는 것은 나라 운영 기본 자세가 안돼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