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우병 촛불시위는 과학적 정당성이 없다"
    "국민다수가 평화적으로 시위에 참여했다해도 동기 자체가 정당하지 않다"
    "광우병 촛불사태는 한국민주주의의 '위기'를 의미한다"

  • ▲ 홍성기 아주대 대우교수 ⓒ 뉴데일리
    ▲ 홍성기 아주대 대우교수 ⓒ 뉴데일리

    홍성기 아주대 대우교수는 광우병 파동을 재조명하는 '거짓과 광기의 100일'토론회에 참석해 '촛불시위 1년 후의 반성'이란 주제로 발제했다. 이날 토론회는 시대정신의 주최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렸다.

    홍 교수는 발표 시작부터 "촛불시위를 결과적 측면에서 볼 때 과학적 정당성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방법적 측면에서 볼 때 촛불집회가 국민다수가 평화적으로 시위에 참여했다고 하는데 이는 동기자체가 정당하지 않은데 방법이 축제적이고 평화적이라해도 객관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또 "촛불집회의 발생과정을 보면 한국 민주주의의 '기여'가 아니라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촛불시위 발생과정을 보면 일종의 사회 병리현상"이라며 "잠복기, 발병, 진행의 세가지 단계를 거친다"고 주장했다. 홍 교수는 "'잠복기'는 미국산 쇠고기 위험성에 대한 왜곡된 정보가 한국민의 의식에 축적되는 기간으로 MBC PD수첩에 의해 위험성이 강조됐다"며 "이후 '발병'은 여중생 중심의 촛불시위가 발생된 것이고 '진행'은 광우병 대책위원회를 비롯한 각종 이념단체가 촛불시위에 참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촛불시위 당시의 소위 '광우병 전문가'들이 광우병 정보를 왜곡한 것에 대해서 "객관적 사실을 제거했다"고 개탄했다. 홍 교수는 "보통 언론에서 인터뷰를 한 뒤 앞뒤 다 자르고 필요한 부분만 쓰는 것과 흡사하게 광우병 전문가들은 '탈맥락화'를 통해 본래 맥락을 제거해 다른 맥락에서 해석한다"고 비판했다.

    홍 교수는 우희종 서울대 수의대 교수가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PD수첩 보도가 옳았음이 증명되고 있다"고 주장 한것을 예로 들었다. 우 교수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4일(2009년 4월) 다우너 소 도축을 금지하도록 한 것은 그동안 미국의 (광우병 통제) 체제가 안전하지 않았음을 입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홍 교수는 "올해 3월 오바마 대통령이 개정안을 국민에게 공식발표한 것은 어디까지나 '별 이익없이 복잡한 규정의 단순화'에 있지 '광우병의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아니다"며 "우 교수는 규칙개정의 맥락을 완전히 도외시해 마치 다우너 소가 처음으로 도축 금지된 것처럼 오도했고 PD수첩의 제작진들은 아직도 왜곡에 왜곡을 거듭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우 교수는 또 PD수첩의 'CJD(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과 vCJD(변형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인간광우병) 자막 오기 논란'에 대해 "vCJD는 CJD의 4종 가운데 하나다. 한국에서 별개인 것처럼 얘기하지만 그렇지 않다. 더욱이 엄밀한 학계에서도 용어를 문제 삼아 징계까지 하는 사례는 없다"고 옹호했다. 홍 교수는 이를 "분류가 학문의 기초인 생명과학을 전공한 학자가 이런 황당무계한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해도 아무 문제 일어나지 않는다"며 혀를 찼다. 그는 "광우병 전문가들의 두번째 문제는 이러한 명백한 왜곡"이라며 "그냥 밑도 끝도없이 왜곡하는 것이 문제"라고 질타했다.

    홍 교수는 "탈맥락화된 사실과 잘못된 추측을 방지하는게 전문가의 의무인데 지난해 촛불사태의 경우 완전히 거꾸로 재조립됐다"며 "심각한 왜곡과정에서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안 넘어가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이재교 인하대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광우병 파동과 허위의식'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광우병 촛불 시위는 여중생들이 최초로 나섰다. 동방신기라는 가수가 있는데 여중생들이 '동방신기 오빠들이 광우병 걸린 소를 먹고 죽으면 어떻게 하느냐'는 걱정에 자기들끼리 소통해 결집된 것이었다"며 "그 출발은 어떻게 보면 우발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여중생의 행동을 두고 '10대들이 정치적으로 각성돼 사회적 발언도 하고 의식이 깨였구나'는 식의 인식이 생겨 (좌파들이)이들을 찬양하기 시작했다"며 "똑같은 여중생 딸을 두고 있는 아버지로 좌파진영이 이를 찬양하고 격려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교수는 "이건 어른들이 해결하겠다. 너희들은 집에가서 공부해라고 말해야 할 어른들이 찬양하고 고무했다니···. 참 못났다"며 꼬집었다.

    '광우병 파동과 대책회의'라는 주제로 발표한 홍진표 시대정신 이사는 "지난해 5월 6일 출범한 '광우병위험미국산쇠고기전면수입을반대하는국민대책회의(이하 대책회의)'는 다른데 관심이 있지 않았다. 그들은 이명박 정부를 초기에 약화시켜야겠다는 본심을 노골적으로 표현했다"고 질책했다. 홍 이사는 "바로 이 점 때문에 집회가 상당히 장기화되고 반정부 양상으로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또 홍 이사는 광우병 촛불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을 '자발적 대중'이라며 표현을 쓰는 것에 "집회에 나오는데 다 자발적이지 돈 받고 나오는 사람 있느냐. 비조직적 대중이라고 하는게 맞다"고 꼬집었다. 그는 "1980년대 집회는 억지로 끌려나갔느냐. 오히려 그때가 검거될 위험이 있었고 감옥갈 위험도 있었다. 광우병촛불처럼 집회 정보 쉽게 알 수 있고 쇠파이프 들고 나오지 않으면 검거안되는 상황에서 집회 참가한 것을 왜 높게 평가하느냐"고 지적했다.

    이날 안병직 시대정신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광우병은 100일동안 한국 전체를 뒤집는 대단히 문제가 컸던 시민활동이었다"며 "실제로 광우병이라는 문제가 있었느냐. 내 생각엔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왜 광우병 사태가 일어났는지 차분히 생각해보면 여러가지 다른 이유가 있었던거 같다"며 "대선에 패배한 야당지지자들의 서운함, 공허함과 그 뒤로 지역감정, 여러가지 민주주의 운동의 패배라는 인식 등 복잡한 문제들이 얽혀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자로 유한상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 허문명 동아일보 국제부차장, 윤평중 한신대 철학과 교수, 최홍재 공정언론시민연대 사무처장이 참가했다. 또 이영순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가 참가해 축사했고 안세영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사회를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