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은 20일 '자전거 예찬'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3차 인터넷 및 라디오 정례연설에서 "자전거는 녹색성장의 동반자"라며 "자전거가 너무 느리게 달리면 넘어지듯이 '자전거 시대'도 너무 늦지 않게 서둘러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녹색 생활 혁명은 시대정신"이라며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자전거를 주요한 교통수단으로 복원시키는 일은 우리가 가야만 하는 길"이라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자동차 이용을 줄이고 자전거 이용을 늘리는 방향은 세계적 추세이자, 우리가 가야만 하는 길"이라고 거듭 말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심각한 가뭄 피해를 언급하며 "물도 많이 부족한데 마침 오늘이 비가 온다는 곡우(穀雨)이니 비가 주룩주룩 많이 내렸으면 참 좋겠다"는 인사로 연설을 시작했다. 때 맞춰 전국적인 비가 예상된다는 기상청 예보가 나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세계 차없는 날'을 맞아 관저에서 집무실까지 자전거 출근을 했던 점을 전하면서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다 보니 사실 처음 출발할 때 여러 번 넘어졌지만 곧바로 옛날 솜씨를 되찾아서 집무실에 도착할 때에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그때부터 주말이면 우리 부부는 어린 손주와 함께 자전거를 자주 탄다"면서 "자전거를 한두 시간 타고 나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또 다리가 단단해지는 것 같다"고 자전거 전도사를 자처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아직 자전거길은 주로 레저용으로 이용되지, 생활용으로는 많이 이용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자전거 타고 출퇴근도 하고, 학교도 가고, 시장도 갈 수 있으려면 현재 도로 사정으로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 자전거 전용도로가 없어 불편하고 위험이 따르기 때문"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서울시장 재임 시절 대중교통 개혁을 예로 들며 이 대통령은 "지금은 해외 대도시에서도 간혹 볼 수 있지만 서울에 버스전용차로를 처음 만들었을 때 자가용 승용차는 다소 불편해진 대신 대중교통이 빨라지고 편리해졌다"면서 "이번에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편하고 안전하도록 '도로 다이어트'를 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안전을 위한 인도와 자전거길 구분, 도난과 사고에 대비한 자전거 보험, 지하철 내 자전거 소지자 전용칸 마련 등 구상을 피력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이런 일들을 하려면 제도도 손질하고 예산도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이 대통령은 4대 강 살리기 사업과 연계한 약 2000km에 이르는 자전거길 조성을 설명하면서 "2012년이면 자전거를 통해 동·서와 중·남부가 통해서 사람들도 동서남북으로 다 통하는 세상이 될 것"이라며 "이런 '자전거 동맥'은 각 마을과 도시의 모세혈관 같은 자전거 길과 연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업체의 자전거 생산이 거의 중단된 실정에 언급, 이 대통령은 "하루빨리 우리나라도 자전거를 많이 만들었으면 한다. 녹색기술과 결부된 미래형 핵심기술을 개발해서 고부가가치 하이브리드 자전거를 생산해서 우리도 쓰고 수출도 하면 얼마나 좋겠느냐"고 기대했다.

    이 대통령은 "넘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페달을 굴리는 한 자전거는 넘어지지 않고 곧바로 앞으로 나간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면서 "우리 국민 모두 희망의 페달을 힘차기 밟는 새로운 한 주가 되길 바란다"고 연설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