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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투자 지금은 늦었어. 다 거품이야. 투기꾼 엄청 몰렸데”
“에이. 아니야 지금도 괜찮아. 엄청 오르고 있어. 너도 투자해봐”
‘가상화폐’가 사람들의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적은 돈으로 수 천 만 원에서 수 억 원까지 벌었다는 일확천금의 소식이 전해지자 사람들은 구름떼처럼 가상화폐에 몰려들고 있다.
반대로 하루 만에 가상화폐의 가치가 절반 넘게 하락했다는 소식은 ‘투기’로 지적받는다. 전문가들도 ‘투자파’와 ‘투기파’로 양분돼 있어 국민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그렇다면 가상화폐는 진짜로 투기일까. 투자일까. 정확한 답은 현재 어느 누구도 말 할 수 없다.
다만 현재까지 공개된 정부의 움직임과 가상화폐 형성 과정을 비교해보면 ‘투자’와 ‘투기’의 갈림길을 선택하는데에 도움을 얻을 수 있다.
가상화폐는 ‘탈중앙화’ 때문에 만들어졌다. “만약 은행과 정부가 화폐를 통제하지 않는다면?”, “세계 누구에게나 돈을 직접 전할 수 있다면?”, “환전과 송금에 드는 수수료도 없다면”, “서버가 필요 없는 클라우드 저장소가 있다면”, “해커로부터 100% 안전하다면?” 이런 상상에서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사람이 지난 2008년 10월말 ‘블록체인’이라는 기술로 ‘비트코인’을 창시했다.
문제는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돈으로 여기지 않았다는 점이다. 몇 년 후 미국과 일본에서 비트코인을 돈으로 여기는 움직임이 생겨났고, 세계화 흐름을 타고 지난 2014년 우리나라에도 가상화폐 거래소가 만들어졌다.
10년이 지난 지금, 1비트코인의 가치는 2000만원이다. 가치가 생성된 이유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이 불분명성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 즉, 가상화폐를 ‘투기’와 ‘투자’라는 갈림길에서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두 번째로 ‘가치’의 혼란이다.
현재 1비트코인의 가치는 2000만원이다. 단 11개월만에 이렇게 치솟았다. 시총은 320조원을 넘었다. 국내 최대 기업 삼성전자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규모다. 현재 성장세라면 내년에 시총 1000조원의 ‘애플’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가치가 없다’고 단정하지 못하는 규모다.
‘투자 옹호파’들은 “시작이야 어찌됐던가에 현재 삼성전자와 맞먹는 시총 규모이며, 아직도 성장 가능성이 무한하기 때문에 ‘거품’, ‘투기’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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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투기파의 주장은 다르다.
지난 10일 한 고교생이 트위터에 올린 ‘비트코인 플래티넘 하드포크’ 글 1개로 인해 50조원 이상이 증발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비트코인 플래티넘 하드포크란 비트코인에서 새 가상화폐를 떼어낸 기술이다. 비트코인 캐시, 비트코인 골드가 대표적인 예이다. 일시적으로는 가격 상승을 불러일으키지만 장기적으로는 비트코인과 라이벌 관계가 되기 때문에 시장 규모가 커지지 않으면 하락 요인이 된다.
여기에 유독 한국에서 가상화폐 투자붐이 일어나면서 코인들의 가격은 국제 평균가 보다 5~10% 정도 높은 상황.
이에 대해 ‘투기파’들은 “트위터에서 올라온 몇 자 안되는 글 한 개 때문에 시총 50조원이 날아가고, 국제 평균 거래가 보다 10% 더 비싸기 때문에 불안전을 넘어 ‘투기’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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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의 주장은 사실이다. 실제로 가상화폐는 한 순간에 오르고, 한 순간에 하락한다. 주식보다 20배 빠른 속도로 365일 24시간 내내 오르내린다. '아인스타이늄'이라는 코인은 올 한해 9000%나 올랐다. 우리가 그동안 알고 있는 경제 상식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투자’와 ‘투기’의 두 번째 갈림길에서 혼란스럽다.
세 번째로 정부 규제안을 놓고 투자파와 투기파의 해석이 달라 혼란스럽다.
현재까지 정부가 만지고 있는 가장 확실한 규제 카드는 ‘세금 부과’다. 불법 증여, 불법 외환거래 등 각종 문제를 한방에 해결할 수 있다.
투기파와 투자파는 세금 부과를 환영하지만 서로 다르게 환영한다. 투자세금을 매기는 순간 준법정화폐로 인정되고, 가상화폐 거래자들이 폭증할 것으로 기대한다.
실제로 “비트코인의 가치는 1억원까지 간다”, “4억원까지 간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주장을 분석해 보면 ‘규모의 경제’를 근간에 두고 있다.
실제 사례를 들어보자.
지난 11월27일 ‘4차 산업혁명 시대 비트코인으로 통하다’라는 세미나에서 빗썸은 주목할 만한 통계를 공개했다.
11월 13일부터 16일까지 3일간 자체 회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1개월 미만 투자 기간 회원'은 44%, ‘1~3개월 미만 투자 기간 회원'은 21%로 집계됐다. 당시 빗썸의 회원수는 120만 명이라고 밝혔다.
이를 분석하면 120만 명의 회원 중 78만 명(65%)은 3개월 전인 8월부터 투자를 시작했다.
8월달 비트코인의 가치를 살펴보자. 당시 1비트코인의 가치는 300만원에 불과했다. 올해 1월 비트코인의 가치는 120만원으로 8월까지 고작 180만원 상승했다. 하지만 회원수가 급격하게 늘어난 8월 이후부터 비트코인의 가격은 급상승했다. 빗썸의 세미나 발표 당시에는 1100만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빗썸이 12월에 추가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가입자 수는 약 180만명 가까이 늘었고, 비트코인의 가치는 2000만원까지 더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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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가상화폐를 거래하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가상화폐의 가치는 올라간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투기파의 생각은 다르다. 규제를 통해 시장을 안정화시켜야 하고, 기존 화폐 시장에 잠식 당할 것이므로 그전에 투기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정부의 기조는 ‘가상화폐=투기’다. 가상화폐를 법정화폐로 간주하기에는 사회적 공감대 형성되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다. 아울러, 투기파는 가상화폐의 가치가 ‘규모의 경제’ 공식에 따라 커지겠지만 시중 화폐의 가치를 앞서지는 못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미국 시카고 옵션거래소(CBOE)의 비트코인 선물 거래 개시 후 이달 들어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던 비트코인 가격이 주춤했기 때문이다.
선물 상품 출시로 투자자들이 가격 하락에도 베팅할 수 있게 되면서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줄고 있다. 최근 한쪽 방향으로만 움직이는 경향이 강했던 비트코인 현물은 선물의 가격 추세를 따라가는 경향이 강해졌다.
그동안 굉장히 큰 등락폭을 보인 비트코인이 최근 1주일 동안 1~5%대의 등락을 보인 것도 시중화폐에 잠식당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결과적으로 사람들은 정부의 규제와 관련해서도 ‘투기’와 ‘투자’의 갈림길에서 혼란스럽기만 하다.
A거래소 관계자는 “환율과 주식의 차익으로 돈을 벌었다면 ‘투자의 귀재’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겠지만 사회적 합의가 안 된 ‘가상화폐’는 투자와 투기라는 아슬아슬한 줄에 매달린 칼날과도 같다. 사람들마다 투자와 투기를 나누는 기준이 제 각각인 이런 상황에서 한 가지를 명확하게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본다”며 "모든 것은 투자자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