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센도는 아직은 생소한 브랜드이지만, 독창적인 기술로 무장한 우리시대의 주목할 만한 브랜드로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아날로그적 음색을 바탕으로 한 밸런스 잡힌 음색은 하이엔드뿐 아니라 빈티지 애호가들에게도 무척 환영 받을 것 같은 느낌이며, 동양적인 정서에 잘 맞는 고품위한 성향으로 평가된다.

    필자의 현재 메인 아날로그 플레이어는 쿠즈마의 Stabi-XL 모델이다. 사실 이 플레이어를 도입하기 이전까지 많은 고민을 했었는데, 수입원의 시청실에서 세심한 시청 후 비로소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당시 에어라인 톤암에 쉘터 카트리지, ASR 앰프에 어센도의 스피커로 구성된 레퍼런스 시스템은 모든 측면에서 필자에게 만족감을 선사해 주어 쿠즈마와 필자와의 인연을 맺게 해준 것이다. 이후에도 본 수입원 방문 시 이 레퍼런스 시스템이 선사하는 음향은 다른 어떤 외부의 시청 공간보다 훌륭했으며, 이의 중추적인 역할을 한 메인 스피커인 어센도 스피커는 항상 필자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 주었다. 이 조합의 성향은 압도적인 스케일감과 음장을 기본으로 온화하고 두툼하며 특히 중역의 달콤함이 인상적으로, 시청 후 한동안은 쉽게 잊기 어려울 정도로 매력을 선사했다.

    수입원 시청실의 경우 최고 모델인 M-S 모델이 전시되어 있으며, 이번 리뷰 제품은 M-F2 모델이지만 실질적인 내용은 동일하며, 상급기에서 크롬 스탠드 부분이 삭제된 모델이다. 좀더 자세하게 차이점 부분을 설명하면, 상급기의 경우 저역 모듈을 크롬 스탠드 위에 얹고, 고역 스탠드를 동일한 크롬 스탠드를 이용하여 공중에 매다는 형태이다. 두 모듈은 완벽하게 분리되어 있다. 하급기의 경우 바닥 면에 저역 모듈이 설치되고, 고역 모듈의 경우 저역 모듈 위에 얹는 방식을 취한다. 이외의 다른 내용은 정확하게 동일하다. 각 모듈 별 완벽한 분리에 의한 구조는 당연히 공진이나 진동 등의 미세한 밸런스 측면에서 유리한 것도 사실이나 실질적으로 동일한 내용을 담고 있어 가격에 따른 모델의 선정은 구입하는 사람들의 선택이라는 의견이다.

  • 이번 리뷰의 메이커인 어센도는 독자분들에게 다소 생소한 브랜드로 판단되어 간략한 소개로 시작하겠다. 설립은 1999년으로, 룸 어쿠스틱스의 독창적인 기술 및 특허로 독일 연방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받아 창업했을 정도로 음향 분야의 독창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탄생한 회사이다. 특히 그들의 특허 및 보유기술을 이용하여 탄생한 제품이 바로 이번에 소개하는 모델인데, 투입된 기술적인 중요사항을 먼저 정리하는 것이 이 제품을 이해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일 듯하다. 이 제품에 투입된 핵심 기술은 크게 3가지 정도의 개념으로 요약할 수 있는데, 이는 타임 얼라인먼트(Time Alignment)의 개념, 모듈라 디자인, S.A.S.B.-Unit을 채용한 중저역 유닛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먼저 타임 얼라인먼트는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스피커 각 유닛 간의 속도차에 의한 음향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인데, 일반적으로 빠른 중고역 유닛에 비해 느린 저역 유닛의 속도를 맞추기 위한 개념으로 간단히 설명된다. 

이를 위해 많은 메이커들이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하여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 경사진 배플면을 이용 저음 유닛 부분을 전진 배치시키고, 중역, 고역 유닛을 후진 배치하는 방법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일반적인 경사면을 이용한 배치의 경우 리스닝 룸의 구조나 기타 영향으로 완벽한 시간축 정합을 이루기 힘들다는 것. 이런 판단 하에 어센도의 경우 고역 유닛을 리스닝 룸의 환경에 맞게 거리를 설정할 수 있는 구조로 좀더 확실한 보완책을 제시하고 있다. 다음으로 모듈라 디자인의 개념은 유닛 간의 간섭이나 공진의 영향을 최소화시키는 유닛별 별도의 인클로저 운영 방식으로 이 모델의 경우 완벽한 모듈 설계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Dynamic Current Damped and Semi-Symmetrical Bandpass Unit’의 줄임말인 S.A.S.B.-Unit에 대한 설명이다. 먼저 ‘Dynamic Current Damped’라는 의미는 댐핑팩터가 서로 다른 매칭 앰프에 따라 가변 임피던스를 조절할 수 있게 토글스위치를 준비하여 최적의 매칭을 이룬다는 의미이다. ‘Semi-Symmetrical Bandpass Unit’의 의미는 해석 자체가 상당히 난해한데, 이는 먼저 독특한 중저역 모듈 구조의 설명으로 실마리를 풀어봐야 할 것 같다. 이 제품의 경우 중저역부 모듈 안에 우퍼부가 천정을 향해 설치되어 있는데, 이의 진폭에 의해 앞쪽에 설치된 포트로부터 저역의 음이 나오게 된다. 

이때 이런 밴드패스 방식의 저역 부분 속도가 너무 빠르게 진행되어, 미드레인지와 음의 속도차이가 나게 되는데 이의 기술적인 해결을 통해 정확하게 두 유닛 간의 속도를 맞추는 노하우를 채택하여 이를 ‘Semi-Symmetrical Bandpass-Unit’으로 부르게 된다. 이런 독창적인 기술적 내용들이 포함된 M-F2는 내부 장착된 28cm 우퍼부와, 21cm의 미드레인지, 리본 트위터의 구성인데 8Ω임피던스에 91dB의 높은 음압으로 마무리되었다. 특히 베이스와 미드 부분에 채용된 시어즈 사의 특주 유닛은 페이퍼 재질로 이탈감과 음의 직진성이 좋은 유닛으로 유명하다.

시청은 용산의 오디오숍에서 에지의 프리·파워 앰프 조합으로 진행했다. 우선적으로 주목되는 음의 경향은 혼 타입의 음과 일맥상통하는 음의 절묘한 청량감과 직진성, 하지만 결코 거칠지 않은 느낌으로 유연성과 온도감 등 상당히 밸런스가 좋은 음이라는 인상이다. 필자가 서두에 밝혔듯 어센도의 장점인 아날로그 소스와의 매칭을 통한 시청은 유감스럽게 진행할 수 없었지만 디지털 소스의 음 자체도 아날로그의 경향과 상당히 흡사한 느낌으로 유연하고 상쾌하게 리스너를 감싸 안는 듯한 경향을 보여준다. 저역은 상당히 풍성한 느낌이지만 제동이 잘 되는 경향으로 단단함과 유연함의 중간적 위치에 있다. 리본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고 자연스럽게 펼쳐지는 고역의 경향이 상당한 장점으로 부각되었다. 주파수 대역 역시 리본형답게 가청주파수 대역을 훨씬 뛰어넘는 35kHz로서 고역의 청아함과 상쾌함을 바탕으로 한 자연스러운 질감은 필자가 경험한 리본 타입 중 최고라고 자신 있게 평가한다. 

전반적인 음의 스케일감은 역시 대형기다운 풍모를 풍기며, 일부 대형 제품에서 느껴지는 느린 느낌의 답답함이나 대역간의 이음새의 부자연스러운 경향을 전혀 발견할 수 없었다. 메이커의 지시대로 시청 위치에 따라 고역 모듈의 위치를 변동한 후 재시청에 임했다. 타임 얼라이먼트의 영향 덕분인지 전반적인 음의 성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더욱 또렷해진 음상 정위감은 분명 메이커에서 주장하는 자신들의 독창성을 느끼게 해줄 만큼 절묘하게 정확한 음상이 재현되었다. 또한 보컬 곡에서 보여주는 가수의 실체감은 무서우리만큼 리얼 그 자체로 평가되며, 전반적으로 압도하는 느낌이 아닌 편안하게 감싸는 느낌의 경향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정리하면 어센도는 아직은 생소한 브랜드이지만, 독창적인 기술로 무장한 우리시대의 주목할 만한 브랜드로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아날로그적 음색을 바탕으로 한 밸런스 잡힌 음색은 하이엔드뿐 아니라 빈티지 애호가들에게도 무척 환영 받을 것 같은 느낌이며, 동양적인 정서에 잘 맞는 고품위한 성향으로 평가된다. 대형기의 풍모를 보이면서도 의외로 구동이 용이하고 이탈감이 좋은 음의 경향은 비슷한 가격대의 다른 제품들 대비 상대적으로 매칭 앰프의 제약이 적어 운용의 용이성이 돋보인다. 특히 아날로그를 운영하는 애호가 분들에게 꼭 검토해봐야 할 대형 스피커로 적극 추천한다. 


수입원 : 소노리스 (02)581-3094
·가격 : 4,500만원·구성 : 3웨이 3스피커·인클로저 : 베이스 리플렉스형·사용유닛 : 미드레인지/우퍼 21cm(Outer)/28cm(Inner), 트위터 리본
·임피던스 : 8Ω·출력음압레벨 : 91dB/W/m·크기(WHD) : 40x121.3x45cm ·무게 : 58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