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이인규 검사장)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민주당 서갑원 의원을 30일 재소환해 조사 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서 의원은 앞서 구속된 민주당 이광재 의원과 마찬가지로 미국 뉴욕 맨해튼의 K한인식당에서 박 회장의 부탁을 받은 식당주인 K씨로부터 수만 달러를 받는 등 국내외에서 수차례에 걸쳐 수천만원을 건네받은 혐의다.
    검찰은 오후 1시부터 서 의원과 박 회장을 대질신문한데 이어 오후 4시부터는 K씨까지 세 명을 한 자리에서 모아 3자 대면 조사를 했다.
    박 회장과 K씨는 검찰 조사에서 돈을 줬다고 일관되게 진술하는 반면 서 의원은 혐의 내용을 완강하게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8일에도 12시간 동안 조사를 받은 서 의원은 "검찰은 뉴욕의 한 식당에서 돈을 받았다고 물어보던데 거기서 수만달러를 어떻게 받아오겠느냐. 검찰은 `만났느냐', `골프를 쳤느냐'고 하면서 `돈을 받았느냐'고만 묻는데 황당하고 모욕적인 얘기"라고 주장한 바 있다.
    검찰은 이날 오후 서 의원을 일단 귀가조치하고 나서 지난 27일 소환한 한나라당 박진 의원, 그리고 금품수수 혐의가 있는 다른 의원들에 대한 조사를 모두 마친 뒤 회기가 끝난 5월 일괄처리할 방침이다.
    29일 소환하려 했던 현역 의원 2명은 국회 의사일정 등을 이유로 출석 연기를 요청해 일러야 다음 주께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수사팀 관계자는 설명했다.
    검찰은 이번 주 새 인물을 체포하거나 소환하지 않고 이미 구속한 피의자 가운데 이광재 의원을 제외한 이정욱 전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 송은복 전 김해시장 등 5명을 차례로 기소할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박 회장의 홍콩 현지법인 APC 계좌에서 500만 달러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하기 직전 아들 건호씨의 미국 계좌로 전달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과 관련, 검찰은 "지금까지 홍콩에서 받은 APC 계좌 자료에는 미국으로 넘어간 돈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동안 검찰이 넘겨받은 APC의 금융계좌 관련 자료는 일부에 불과한 상태여서 검찰은 홍콩 당국에 요청한 나머지 자료가 넘어오는 대로 자금 흐름을 확인할 방침이다.
    노 전 대통령 측 김경수 비서관은 "해당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 확인되지 않은 의혹이나 정치공세가 쏟아지는데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2006년 박 회장의 계좌로 50억원을 송금한 단서를 잡고 자금의 성격을 따져보고 있다.
    검찰은 일단 청탁성 자금 등 범죄 혐의로 연결시킬만한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으나 라 회장 주변에 다른 의심스런 돈 흐름 정황은 없는지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