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쌀소득보전직불제와 농가부채 탕감을 반대하는 농민들이 모인 선진농업을 위한 농민네트워크 '바른말하는농민들'가 창립됐다. 이들은 선진화시민행동의 산하단체로 18일 서울 중구 장충동 분도빌딩에서 창립세미나를 열고 공식 출범했다.


    바른말하는농민들은 이날 창립선언문을 통해 "이 모임을 창립하려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농업을 바르게 육성하기 위해서"라며 "농업포퓰리즘의 극복을 위해 바른말하는 농민들이 외칠 때다"고 말했다. 이들은 "한국농업은 위기에 처해 있다. 김영삼 정부부터 지금까지 126조원을 퍼부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농촌부채만 증가하고 있다"며 "이런 문제는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올곧은 목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세미나에는 30여명의 농민들이 직접 참석해 "직불제는 폐지하고 대안없는 농가부채 탕감은 있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직불제는 득보다 실이 큰 정책"이라며 "농업의 구조조정을 지연시켜 강한 농업의 구현을 불가능하게 한다. 직접직불제를 폐지하고 대신 농민들에게 친환경 비료와 자재를 무상으로 공급해 생산성과 경쟁력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농가부채 탕감에 대해 "농민들이 농가부채로 고통을 겪는 것은 사실이지만 농가부채 탕감은 장기적으로 농민을 죽이는 결과를 빚을 뿐이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정부가 부채를 탕감해 주면 농민들은 부채가 늘어나도 걱정 하지 않게 돼 결국은 부채가 더 늘어난다"며 "이자 비용을 줄여줄 수는 있어도 부채를 탕감해서는 안 된다"고 제언했다.

    기존 농민단체들이 농가부채 탕감을 요구했던 것과는 달리 이례적인 이들의 주장에 농림수산식품부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김경규 농업정책 국장은 이날 세미나에 참석해 농민들의 의견을 듣고 답변했다. 김 국장은 "농촌이 더이상 절망이 아닌 희망이 되려면 경제적 기회와 교육기회, 생태자연환경적 기회 등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정부가 바꿔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농가부채와 관련해 "이 문제를 야기한 책임이 결국 정부에 있는 만큼 기존의 정책을 유지 보완하는 선에서 대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서경석 선진화시민행동 상임대표는 축사를 통해 "지금 농업정책이 잘못된 이유는 이해관계로 정책이 뒤틀려지고 집행과정에서 왜곡됐기 때문"이라며 "농업계에도 바른 말을 하는 싸움꾼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열심히 농업에 종사하면서 살아 온 선도적인 농민의 바른 목소리가 국가정책에 반영되도록 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바른말하는농민들의 회원으로 장인학, 임성혁, 명형섭, 김용필, 서우석, 김종우, 윤덕영, 이형훈, 김현진, 송경용, 윤갑준, 이종규, 권두상, 김장용, 김종일, 이순기, 노세운, 박재옥, 이종득, 김용환, 김진영, 이상수, 김종오, 정삼진, 이종익, 최종삼, 김정욱, 구자윤, 김동환, 권진혁씨가 참여하고 있다. 바른말하는농민들에 참여를 희망하는 자는 선진화시민행동(02-2264-1218)로 문의하면 안내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