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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호주, 인도네시아 3국을 순방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귀국을 하루 앞둔 7일 밤(인도네시아 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수행기자단과 만찬을 함께 하고 순방 성과와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지난해 4월 미국, 일본을 시작으로 해외일정을 이어가고 있으나 순방국에서 기자단과 만찬간담회를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초 오후 7시(이하 현지시간)부터 1시간 30분 진행할 예정이었던 이날 만찬은 현지 교통사정으로 오후 7시 30분부터 시작돼 오후 10시까지 무려 2시간 30분이나 계속됐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작년에 '4강 외교'가 1차적으로 끝나고 올해는 상반기까지 아시아와 관계된 나라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어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신(新) 아시아 외교 구상'을 밝혔다.
만찬장에 들어선 이 대통령은 "다들 고생 많았다. 이제 거의 끝나가니까 상의는 다 벗고 편하게 하자"고 제안한 뒤 시종 밝은 표정으로 분위기를 살렸다.
이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첫 순방지인) 뉴질랜드에서부터 오는 동안 호텔 가고 사람 만나고, 또 호텔에 잠시 들렀다가 사람 만나고 했다"면서 "자동차로 왔다갔다 했는데 자동차도 다 비슷해서 내가 호주에 왔는지, 인도네시아에 왔는지 (나라를) 깜박깜박 착각할 때가 있었다"고 농을 던졌다.
이 대통령은 "다행스러운 것은 각 정상들이 내가 평생 일했던 친했던 친구들보다 더 가깝게 대해줬다는 사실"이라면서 "그렇게 마음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외교상으로 정말 사실 힘든다"고 정상외교의 성과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세계적 경제위기 등 어려운 국내외 상황을 언급하며 이 대통령은 수행기자단에 "여러분이 도와줘야 힘이 난다"면서 언론의 협조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어려울 때는 '잘한다 잘한다' 해야 더 잘할 수 있다. 어려울 때 자꾸 '못한다 못한다' 하면 자꾸 못해진다"면서 농담조로 "오래 출입하면 전부 같은 편되는 것 아니냐. 나는 그런 생각을 하는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는 지 모르겠다"고 말해 좌중의 폭소를 자아냈다.
맥주와 포도주를 겸한 이날 만찬에서 이 대통령은 국내 현안에 대해서는 불필요한 오해와 논란을 염두에 둔 듯 대부분 언급을 피했으며, 행사장인 자카르타 술탄호텔에 지난 1970년대 묵었던 경험 등 인도네시아에 얽힌 추억을 소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