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7일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이하 민가협) 소속 회원들로부터 국회 백주 테러를 당한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에 대해 '마비성 상사시'로 인해 2개월간 주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마비성 상사시'는 눈 근육이 마비돼 한쪽 눈의 안구가 다른 쪽보다 위로 올라가 사물이 둘로 보이는 증상이다.

    서울 한남동 순천향대병원 장재칠 신경외과 과장(주치의)은 6일 전 의원의 증세를 브리핑하며 이같이 밝혔다. 장 과장은 전 의원 진단 결과 ▲뇌진탕 ▲경추염좌 ▲요추염좌 ▲좌측 눈 각막 손상 5번 눈꺼풀 및 눈 주위 타박상 결막하 출혈 ▲타발성 찰과상 및 타박상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 ▲경추 추관판 탈출증(디스크) ▲마비성상사시로 9가지 병명이 나왔다고 밝혔다.

    장 과장은 "전 의원이 두통 어지러움증 경부통 불안감 수면장애 등 외상 후 스트레스성 증세를 호소하고 있는데 환자가 잠을 못자서 저녁에 수면제를 먹어야만 겨우 잔다. 하루에 3-4차례 진통제가 투여된다"며 "현재 한쪽 눈을 가린 상태고 (마비성 상사시로 인해)사물이 두개로 보이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장 과장은 이어 "환자가 왼쪽 눈 위에 찰과상과 타박상이 있고, 목 앞쪽과 오른손에 멍과 찰과상이 있다"며 "외상이 있던 것은 많이 가라앉았다"고 전했다. 또 "식사는 죽을 먹고 있지만 아침은 잘 못먹는다며 음식섭취가 부족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장 과장과 같이 브리핑을 한 안과 박성희 교수는 "전 의원이 왼쪽 눈이 올라가 있는데 왼쪽 4번째 신경인 상사근 쪽에 어떤 문제를 일으킨 듯하다"며 "부상으로 제일 많이 상처받는 게 뇌의 4번째 신경인데 현재 이 분(전 의원) 상태와 흡사하다"고 했다. '전 의원의 '마비성 상사시'가 폭행때문에 생긴 것이냐'는 질문에 박 교수는 "증상을 봤을 때는 폭행에 의한 부상"이라고 답했다.

    박 교수는 "마비성 상시성의 경우, 증상이 1년 이상 더 가는 게 일반 진단인데 전 의원의 상태가 양호해서 굉장히 짧게 진단을 내린 것"이라며 "잠정적으로 2개월 진단을 내린 것은 (전 의원 상태가)외상이 있지만 뇌 혈관이 터진 경우 아니기 때문이다. 경과가 양호할 듯 하다"고 전 의원의 상태를 전했다. 박 교수는 "3개(3.4.6번)의 뇌신경이 눈동자를 돌리는 작용을 하는데 4번 신경에 손상이 간 상태라 안구를 움직이는데 약간의 지장 있을 듯하다"고 했다. 

    장 과장은 "밤에도 (전 의원 상태문의) 전화가 하도 많이 와서 도저히 견딜 수 없었다"며 자진해서 브리핑을 연 까닭을 설명했다. 이날 전 의원 증세관련 브리핑이 열린 대강당 앞에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서 전경 5-6명이 배치돼 있었다.  

    한편, 지난 5일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전 의원을 테러한 혐의로 민가협 소속 배모씨를 소환해 조사했으나 혐의를 입증 못해 귀가 조치했다. 이날 민가협은 경찰의 공정수사 촉구와 전 의원에게 테러를 가한 민가협 공동대표 이정이(68.여)씨의 석방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