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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중순 인천에 사는 초등학생(3년) 김모양은 어머니가 일용직으로 생계를 유지해오다 경제악화 및 건강상의 이유로 생계유지가 곤란해진 사정을 편지에 담아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냈다. 김양은 "엄마는 직장문제와 집문제로 날마다 우십니다. 우리 엄마 좀 도와주세요. 꼭 우리 엄마 일 좀 하게 해주세요"라며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편지를 접하고 "이런 가정은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5일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보건복지가족부 긴급구호 상담전화인 '보건복지 콜센터 129'의 일일 상담원의 모습으로 김양을 만났다. 이 대통령은 김양과의 전화상담에서 "이명박 대통령입니다"라고 인사한 뒤 "나에게 편지했죠. 편지를 받고 전화를 한 것이다. 어떻게 대통령에게 편지를 쓸 생각을 했느냐"고 물었다. 김양은 "어머니가 많이 울고 기도를 하길래 슬퍼보여서 그렇게 하게 됐다. 저도 꿈이 대통령이라서 많이 존경스럽고 (부탁을) 들어주실 것 같아서…"라고 수줍게 대답했다.
이 대통령은 "편지를 잘 읽어봐서 김양이 걱정하는 걸 도움주려고 전화했다"며 김양의 어머니와 통화를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똑똑한 따님을 두셨다. 어머니를 위해 편지를 썼더라"면서 "긴급한 대로 지원해드리고 어머니 일자리도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콜센터에서 가진 비상경제대책 현장 점검회의에서 "오늘 이렇게 현장에 온 것은 확인을 하기 위해서다"며 "요즘 일자리 문제 때문에 신빈곤층에 대한 게 어떻게 되는지 그 문제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사각지대가 많은 것 같다"며 복지 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김양의 사연을 언급하며 "내가 들어보니 한 모녀가 같이 사는데 헌 봉고차가 한 대 있어 그것 때문에 기초생활수급대상자가 안되고, 모자보호법 대상도 안된다고 한다"면서 "봉고차가 10년 이상 지나야 해당된다고 하는데 허점이 많가"고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모녀가 사는 곳이) 인천인데 구청에서 점검을 했다고 하지만 사각지대를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지자체가 잘 챙겨야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 분(모녀)은 지하에 조그만 집에 있는데 내일 모레 쫓겨날 처지여서 갈 데가 없다고 한다"면서 "신빈곤층 사각지대를 찾아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음은 김양이 보낸 편지내용>
대통령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저는 김○○입니다.
보내주신 엽서는 반갑게 받았어요. 저희집 사정이 어려워서 편지를 보내드리지 못했네요. 대통령 할아버지께서도 요즘 어려운 경제문제 때문에 많이 힘이 드시죠? 용기 내시고 담대하게 해달라고 전능하신 하나님께 기도드려 보세요.저는 요즘 TV에서 '종합병원2'라는 드라마를 봐요. 의사들이 죽을 병에 걸린 환자를 수술해서 살려내는 모습을 보고 감동 받았어요. 의사들이 죽을 병에 걸린 환자를 살려내는 것처럼 대통령은 수술을 하지 않아도 많은 사람을 구해주기 때문에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의사보다는 대통령이 돼서 이 나라의 기둥이 되고 웃음과 꿈을 주는 여자 대통령이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일어나지 않았던 기적을 이루어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싶습니다. 링컨 대통령 책도 읽고 위인전도 반복해서 읽고 이명박 할아버지가 쓰신 책도 읽어보았어요. 그리고 대통령 할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날마다 뉴스를 보면서 꿈을 키운답니다.
대통령 할아버지 우리 엄마를 좀 도와주세요. 지금도 엄마는 교회에서 철야를 하며 울고 계십니다. 저도 엄마를 따라와 교회 다락방에서 엄마의 울음섞인 기도를 들으며 이 편지를 씁니다. 우리 가족은 엄마랑 제가 원룸 지하에서 둘이서 살고 있습니다. 아빠는 제가 5살 때 사업에 실패해 헤어지시고 엄마가 무릎 관절병이 심한데 식당일을 다니시고 있다가 식당이 없어지면서 엄마의 직장이 없어졌습니다. 엄마는 교회에 다니면서 교회차를 운전해주십니다. 교회 트럭도 운전하시고 봉고차도 운전하셔서 목사님께서 칭찬을 하십니다. 그런데 52살 먹었기 때문에 직장에 못들어간다고 하십니다.
그런데 대통령 할아버지. 우리가 또 집에서 쫓겨나게 생겼어요. 원룸주인께서 2월달까지만 살고 집을 비우라고 하십니다. 엄마는 직장문제와 집문제 때문에 날마다 우십니다. 우리 엄마 좀 도와주세요. 우리 엄마는 정말 착해요. 저는 동사무소에서 나오는 어린이 쿠폰이 나옵니다. 근데 엄마는 나도 자장면이 먹고 싶은데 집없는 할아버지 할머니께 쿠폰으로 음식을 대접하십니다. 우리는 반찬 살 돈도 없어서 교회에서 점심도 먹고 저녁도 먹고 집에 옵니다. 엄마는 나보다도 이웃 할머니들을 더 잘 섬겨주십니다.
대통령 할아버지 저는 학원에 다니지 않아도 올백을 받아옵니다. 영어도 잘해요. 그런데 다른 아이들처럼 더 많이 영어도 배우고 싶은데 엄마가 살기 힘들다고 책을 빌려다가 가르쳐 주고 있어요. 저의 소원은 원룸에서 쫓겨나지 않고 엄마가 무궁화가 그려져있는 공무수행차같은 것 운전해서 다른 아이들처럼 놀이공원도 가고 떡볶이도 만들어 먹었으면 좋겠어요. 제가 공부를 잘해서 미국 하버드 대학을 나와서 대통령 할아버지 빨강 넥타이도 사들일께요.
지금 우리 엄마 눈에서 눈물만 안나오게 해주세요. 저는 학원같은데 안다녀도 상관없어요. 대통령 할아버지도 경제살리기 위해 고민하고 계실텐데 제 소원 부탁해서 죄송해요. 하지만 소원 이루어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하고 경제살리기에 대해서도 날마다 기도해드릴께요. 꼭 성공하세요. 아자!
그리고 꼭 우리 엄마 일 좀 하게 해주세요. 운전 아주 잘해요. 27년 동안 사고도 없었데요. 우리 목사님이 인정해요. 대통령 할아버지 사랑해요. 4학년 때 전교 1등해서 은혜 보답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