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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지하벙커에서 벗어나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첫 현장 비상경제대책회의를 가진 4일. 이명박 대통령은 현장회의에서 세계적 경제위기의 조속한 극복과 위기 이후 성장동력을 위한 준비라는 '두가지 토끼'에 대한 의지를 에둘러 나타냈다.
이날 이 대통령은 현장 점검을 위한 이동수단으로 마이크로 버스를 택했다. 김은혜 부대변인은 "마이크로 버스를 타면서 이 대통령이 좌중을 한번 둘러보고는 '오늘 CO2 많이 줄였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버스에는 정정길 대통령실장과 수석급 참모진 등 14명이 동승했다. 김 부대변인은 "앞으로도 예고없이 단촐히 현장 방문할 때는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마이크로 버스를 애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에서 회의를 마친 이 대통령은 직원들과 구내식당에서 점심식사를 같이 하면서 "요즘 닌텐도 게임기 갖고 있는 초등학생들이 많은데 일본 닌텐도 게임기 같은 것을 우리도 개발해 볼 수 없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엔고를 활용한 일본시장 진출대책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김 부대변인은 "대일무역 적자가 심하니 개선책의 하나로 게임 시장 점유율이 높은 닌텐도 등 수입 대체 효과가 있는 국산상품을 개발하라는 아이디어 차원의 지시"라고 설명했다.
마이크로 버스와 닌텐도 게임. 이 대통령이 주위에 '툭 던진' 말이지만 녹색비전과 미래 신성장산업에 대한 관심을 잠시도 늦춰서는 안된다는 메시지로 해석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참모들이 한 곳에 몰두하다 놓칠 수 있는 부분을 곧잘 지적해 경각심을 일깨운다"며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첫 현장회의 속에서도 '위기 이후를 준비하라'는 뜻을 전한 것"이라고 말했다.
윤진식 경제수석은 "청와대 내에서 운영해오던 비상경제대책회의를 개선하고 보완하는 측면"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또 "상황에 따라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수시회의를 열어 비상경제체제를 갖추겠다"면서 "이 외에도 한달에 한번 정도는 민생현장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현장방문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MB표 현장지휘' 강화는 위기 극복을 위한 속도전에 맞춰 일선 현장에서 효율적인 정책집행이 이뤄지는지 점검하고 보완책을 즉시 강구하면서, 동시에 공직사회가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비상체제에 임하도록 하겠다는 의지라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