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쇄살인 피의자 강호순의 얼굴이 일부언론에서 공개돼 찬반 논란이 분분한 가운데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특별히 얼굴을 가릴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4일 BBS라디오 '김재원의 아침저널'에 나와 "외국 예를 보더라도 '살인범이 이 사람이다. 봐라' 하고 억지로 할 것은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보통 사람들 조사받을 때 언론에 노출 되듯이 그 정도로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법원장 출신인 이 총재는 사형제도 존폐에 대해서도 "딱 일도양단하듯이 사형폐지를 해야한다든가 안해야 한다든가 이런 것이 아니라 좀 더 국민적 공감을 얻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그런데 정말 인간으로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그런 범죄가 있다"며 "내가 법관을 오래했는데 '아, 정말 이런 친구들을 살려둬도 되냐' 싶을 정도로 잔혹한 범죄가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번에 그것도(강호순 사건) 비슷하다"며 "물론 대개 다 수감돼서 오래 있으면 양순해지고 죄를 뉘우치는데 사회 방위와 일반 예방이란 측면에서 사형제도를 폐지하는 것이 반드시 좋으냐 하는 그런 의문이 난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전날(3일)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한 라디오에서 "선진당도 구경꾼 같은 말만 하지 말고 야당답게 행동하는 것이 옳다"며 장외투쟁동참을 촉구한 것을 "그런 식으로 폭력 행사하는 야당 장외집회, 이유가 별로 안되는 장외집회 나가는 데 우리는 구경꾼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맞받아쳤다. 이 총재는 이어 "정 대표가 그런 말을 할 분이 아닌데, 아마 뭐가 잘못 전해진 거 아닌가 싶다"면서도 "사실 망치 쳐들고 때려부수는 게 야당다운 야당은 아니다"고 각을 세웠다. 그는 "물론 야당이 장외집회를 해야할 때가 있는데 아주 필요하고, 정말 다른 방법이 없어서 국민에 호소할 때나 어쩔 수 없는 그런 경우에 해야지 걸핏하면 나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