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기를 기회로". 이명박 대통령은 30일 '대통령과의 원탁대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에 출연,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국민과 함께 원탁에 둘러앉아 진솔한 대화로 세계적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국민적 단합을 호소했다.
이 대통령은 "희망을 갖자" "힘을 내자" 등 밝은 표정으로 희망적 메시지를 전하기도 하면서, 용산 사건을 계기로 '법질서 원칙'을 강조할 때는 단호하면서도 힘있는 제스처로 의지를 전달했다.
이 대통령은 "저는 전대미문의 경제위기 가운데 대통령에 취임했기 때문에 어쩌면 경제 살리기, 위기 극복이라는 소명이 주어진 것 아니냐는 생각에 최선을 다해 위기 극복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밤 10시부터 약 100분에 걸쳐 SBS를 통해 전국에 생방송된 토론에서 이 대통령은 경제위기 극복 방안, 일자리 창출 문제, 4대 강 살리기의 당위성, 남북관계 개선 노력 등 국정 전반에 대해 솔직한 표현으로 국민과 소통했다.
경제위기 극복위한 국민적 합심 호소…솔직 담백한 표현으로 소통
흔들림없는 법질서 원칙, "한 국가가 질서 지키려면 원칙 잡아야"특유의 유머로 분위기를 주도하면서도 국정 철학과 원칙을 밝힐 때에는 주먹을 쥐고 강한 목소리로 국정 최고책임자로서의 흔들림없는 원칙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 진퇴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봐야한다. (검찰 수사결과를) 지켜봐야한다"고 잘라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해결할 것이 아니라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책임"이라며 "잘잘못은 조사해 조치하면 될 것이며 책임은 얼마든지 결과가 나온 뒤 지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한민국 국가브랜드 가치가 낮은 이유로 세계 각국이 꼽고 있는 노사문화, 시위문화, 북핵문제를 순서대로 거론한 뒤, 이 대통령은 "그런 상황에 와있다"고 개탄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문제도 정치적으로 앞뒤 가리지 않고 (책임론부터 제기한다면) 공직자 누가 일을 하겠나. 경찰이 '우리만 당한다'고 생각하면 누가 일하겠나"고 반문했다. 이 대통령은 "한 국가가 질서를 지키기 위해서는 원칙을 잡아야한다"고 분명히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사건의 원인을 밝히고 근원적인 해결책을 찾는데 주력하지 않고 정치공방에 몰두하려는 '여의도식 정치'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이 대통령은 "정치적 이슈로 만들어 좋은 기회가 왔다고 해서 다른 문제까지 (연결)하는 것은 책임있는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박상원씨나 교수님 같은 분도 돈 더 써야…"
"SBS 사옥도 처음엔 토목공사" 톡톡튀는 애드리브 눈길간간이 터진 이 대통령의 애드리브는 딱딱한 토론장에 여유를 불어넣었다. 이 대통령은 경제위기로 인한 신빈곤층 발생을 막아야한다고 강조하면서 "사실 있는 사람들이 돈을 더 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밖에서 밥도 사먹고 (해야한다)"라고 말한 뒤 패널을 쳐다보며 "여기 계신 박상원씨나 교수님 같은 분들도…"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정부가 추진하는 4대 강 살리기 사업이 단순한 토목공사가 아니냐는 지적에도 이 대통령은 '적절한' 비유를 찾아냈다. 이 대통령은 질문을 받자마자 "당장은 토목공사가 될 지도 모른다"고 인정하면서 답변을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방송이 진행중인 SBS 목동 사옥을 가리키며 "이 곳도 마찬가지다. 지어놓고 나니까 최첨단 서비스 산업의 일자리를 만드는 곳이 되지않았나"고 반문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 당장 급한 일자리도 만들지만, 다 만들어진 다음에 일어나는 산업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라며 "정부가 미래에 대한 첨단의 일에 투자를 안한다는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가감없는 진솔한 100분, "기다릴 시간이 없다"
"어려울 때 힘을 내자" "차마 말씀드리기 힘들지만 부탁드린다"이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도 "어려울 때 우리가 좀 힘을 내자"면서 "용기를 갖자고 차마 말씀드리기 힘들지만 제가 부탁을 드리고 싶다"며 가감없는 표현으로 호소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는 그 어려움에 대한 나름의 일을 준비하겠다"고 다짐하면서 "외국기관들이 내년이 되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좋은 성적을 내는 국가가 대한민국이 될 거라고 해주고 있다. 저는 외국 기관이 그렇게 추측해서 희망을 갖는 건 아니지만 우리도 내년되면 좋아질 거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의지를 다졌다.
또 정치권의 협력도 간곡히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기다릴 시간이 없다. 세계 모든 나라가 하루하루 급하게 가고 있다"면서 "정치인들에게도 부탁한다. 이 위기 때 길거리에 나갈 게 아니고 대화를 통해 토론하고 결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모두 이 위기 극복을 위해서 모두가 힘을 발휘하는 미덕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에는 정정길 대통령실장을 비롯해 맹형규 정무수석, 이동관 대변인, 박형준 홍보기획관, 이동우 홍보 1비서관, 박선규 언론 2비서관, 김해수 정무비서관 등이 동행해 이 대통령을 보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