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9개각' 이후 정가에선 여권 권력의 중심이 여의도에서 광화문으로 옮겨갔다는 평이 나온다. 새 진용이 짜여진 이명박 정부 집권 2기에 배치된 인물을 보면 정치인 보다 이 대통령과 가까운 관료들이 요직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당 인사 입각을 요구해 온 한나라당은 이번 개각에서 소속 의원들의 입각이 배제되자 강한 불만을 쏟았고 정권 핵심으로 불리던 이재오 한나라당 전 최고위원은 '1·19개각'에 대해 "정권을 창출한 사람들이 2선으로 물러나고 전문성을 갖춘 테크노크라트(전문관료)가 전면에 나서는 모습"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각 뒤 여권 내에선 이 대통령이 정치를 무시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상황. 유독 목소리가 높은 여권 인사로는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꼽힌다. 홍 원내대표는 개각 뒤 청와대를 정면으로 비판했는데 여권의 권력 중심과 정치가 여의도에서 광화문으로 옮겨졌다는 정가의 평에 "정치 중심은 여의도"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28일 SBS라디오 '김민전의 SBS전망대'에 출연한 홍 원내대표는 사회자로부터 "개각과 관련해서 요즘 나오는 얘기는 정치 중심이 여의도에서 광화문 쪽으로 옮겨가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는 질문을 받자 "광화문쪽이라는 게 청와대쪽인데 정치 중심은 여의도"라고 못박았다. 홍 원내대표는 "청와대는 행정 중심이고, 행정권이 의회권력의 상위개념으로 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동등하게 움직이는 체제로 있기 때문에 정치 중심이 여의도에서 광화문쪽으로 옮겨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홍 원내대표는 여권 권력의 이동을 "바람직스럽지 않다"고도 했다. 그는 거듭 "정치 중심은 여의도고, 청와대나 광화문은 행정 중심"이라고 강조한 뒤 "청와대가 행정도 하고 정치도 다 하려 해서는 안된다. 옳지 않다"고 말했다.

    '1·19개각' 당시 청와대로 부터 사전 통보조차 받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도 "내가 기분 나쁘다고 했고, 인사가 결정되면 사전에 알려주는 게 관례인데 청와대 참모들이 경황이 없어 실수한 것 같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그래서 나도 그렇고 박희태 대표도 아주 불쾌하다고 통보했다"며 "그 뒤부터는 좀 많이 달라졌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