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이 18일 김성호 국정원장의 후임으로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을 내정함에 따라 이 대통령과 원 내정자간의 인연과 관계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대통령이 이날 신임 국정원장에 원 장관, 경찰청장에 김석기 현 서울경찰청장을 각각 내정한 것은 집권 2년차를 맞아 공직사회의 기강을 바로잡고 국정운영의 고삐를 바짝 죄기 위해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요로에 배치, 사정기관부터 잡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원 국정원장 내정자가 이 처럼 이 대통령의 '믿을 수 있는 사람'으로 분류되기 시작한 것은 이 대통령이 2002년 7월 서울시장에 취임한 직후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장에서 기획예산실장에 발탁되면서부터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기획예산실장으로 발탁된 지 5개월여만인 그해 연말 서울시 조직개편안의 실무를 주도하면서 이 대통령의 신뢰를 쌓기 시작했다는 후문이다.

    당시 서울시 조직개편안은 기획예산실을 경영기획실로 바꾸고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민간 경영관리기법을 도입하는 한편 주요 시정에 관해 시장에게 직보할 수 있는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등 시정에 '경영 마인드'를 도입한 내용이 핵심이었다. 이는 CEO(최고경영장) 출신 시장인 이 대통령의 의도를 제대로 반영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원 내정자는 이후 서울시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갖췄던 실무와 관리 경험을 토대로 업무 조정능력까지 발휘, 기획예산실장 발탁 1년여 만인 2003년 11월 행정1부시장으로 선임됐다.

    특히 그는 행정1부시장에 선임된 뒤에도 청계천 복원과 중앙버스전용차로 도입 등 중요 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인사, 재정 등 서울시의 안살림을 꼼꼼하게 챙기면서 이 대통령의 신임을 더욱 공고히 해 2006년 6월 이 대통령의 시장 퇴임 때까지 임기 4년 전체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이 대통령과 원 내정자의 관계는 2006년 6월 이 대통령의 서울시장 퇴임 이후에도 이어져, 이 대통령과 함께 행정1부시장에서 물러난 원 내정자는 대선 과정에서 이 대통령의 비선 캠프에 참여, 정책분야 상근특보와 클린정치위원회 서울시팀장 등을 맡으면서 서울시 행정과 관련한 각종 정책을 수립하는 데 기여했다.

    원 내정자는 또 지난해 2월 새 정부의 첫 행정안전부 장관에 임명된 이후에도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의 조직 개편 및 인력 감축, 공무원 연금 개혁 등 새 정부의 과제까지 무난히 추진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이번에 이 대통령으로부터 국정원장에 내정되는 인연과 신뢰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원 내정자는 이날 경찰위원회에 참석한 뒤 행안부 장관실에서 업무를 보다 오후에 청사를 벗어났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