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으로 각 정당은 서울시장후보를 대권이나 염두에 두고 임기동안 ‘쇼행정’ ‘전시행정’을 펼칠 쇼맨십 강한 국회의원 경력 정치인을 뽑아서는 안될 것 같다. 서울시장이 된 후 대권 프로젝트를 비밀리에 가동시켜 대권도전을 염두에 두기 시작하면 서울시 행정은 개인의 정치권력 욕망을 채우는 대권 예비 장소로 급변한다. 시장 본인과 시장 휘하(?)의 사람들은 시장 자리를 대권욕을 채우는 자리로 착각하고, 시건방지게 대권을 의식한 쇼를 위한 시정을 펼치는 경향이 짙어질 수 밖에 없다.

    오세훈 서울시장만 해도, 좌파 정권 하에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의 인기가 하늘을 찌를 듯 충천했을 때(당시는 애국 시민의 좌파정권 종식 운동으로 한나라당 공천이면 100% 서울시장, 경기지사가 될 수 있었던 ‘한나라당 최고의 인기 높은 시절’이었음) 운좋게 어느 날 갑자기 신데렐라처럼 한나라당 공천을 받고 포플리즘에 의해 당선됐던 것이다.

    오 시장은 시장이 되자마자 안면 몰수하고 좌파 대표격인 최열 환경재단 대표를 인수위원장에 앉히려는 두 얼굴을 드러내고야 말았다. 좌파정권 10년을 종식해야 되겠다는 국민 뜻에 의해 서울시장이 되자마자 얼굴을 바꾸고 좌파의 수장격에게 인수위원장을 시키려고 했을 정도니 이런 정치인을 시장으로 뽑아준 시민의 배신감은 어떠했을까. 그때서부터 정치인은 시정이나 도정을 맡아서는 안된다는 이야기가 끝없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대다수 정치인은 포플리즘에 능숙하고 변신을 밥 먹듯이 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본인은 오 시장 후보 개인을 전혀 몰랐고 단지 중앙일보 창간 40주년 특집기념 ‘한국 파워 엘리트 대해부’ 라는 기획기사와 관련하여 신문에 게재될 사진을 함께 촬영했던 연고는 있었으나 아무 대화 없이 오직 일면식이 있었을 뿐이다. 그런데 바로 얼마 후 갑자기 튀어나온 오 후보의 한나라당 공천 경쟁을 보고, 경쟁자들이 모두 정치인이길래 행여나 젊은 사람이 ‘참신하지 않을까’ 하는 순수한 일념에서 오 후보를 적극 지지하는 글을 자주 써 올렸던 적이 있다. 지나놓고 보니 후회가 막심했다. 왜 정치인 시장 후보 밖에 출마하지 않았을까 하고 말이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대권욕심에 전시행정을 즐길 수 있는 정치인 출신은 적어도 서울시장이나 경기지사가 돼서는 안된다는 확신이 섰다. 물론 다른 지역 단체장들도 마찬가지다. 행정 경험이 전무한 정치인이 수도권 시정이나 도정을 대권 교두보로 삼고, 전시 행정과 대권 욕구 충족을 위해 중앙정부와 자주 충돌해 국가 이익을 손괴하고 간혹은 대통령의 위신을 깎아내려 국가기강을 흐트리는 경우가 허다했음을 우리는 목격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적어도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는 완벽한 비정치인 출신으로 행정 경험이 풍부하고, 국가직위의 하이라키를 철저하게 잘 지킬 수 있는 덕망있고 유능한 행정가 출신을 공천하기를 제안한다. 적어도 서울시장이나 경기지사는 행정적 경륜이 높고, 수도권 지방자치단체장으로 지녀야 할 덕목과 인품이 필요하다. 예컨대 서울시장은 서울시에서 공직자로서 잔뼈가 자라고 임명직 구청장과 민선구청장을 수회에 걸쳐 역임해 서울시민에게 탁월한 실천적 행정가로 각인된 분들이면 더할 나위없이 좋을 것 같다.

    서울시장 됐다고, 경기지사 됐다고, 그 다음 순서가 대통령이라는 그릇된 야망과 사고를 갖는다면, 이는 국가적으로 매우 위험한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대권을 의식하고 전시행정과 쇼맨십을 수도권 시정과 도정의 ‘대권잡기꺼리’로 삼는다면 진정으로 지자체와 국민을 위한 봉사와 헌신의 개념이 사라지게 마련이다. 대통령과 날을 세우고 각을 세워 인기에 영합하려는 모습이 자주 보이는 이유는 100% 대권욕을 가진 정치인 출신 시장, 지사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한나라당은 제대로 된 행정가 출신 서울시장 후보를 공천하기 바란다. 보수우파인 한나라당 후보로 공천을 받고 서울시장에 당선되자 얼굴을 바꾸고 좌파 대표격인 최열 환경재단 대표를 인수위원장으로 임명하려 했던 오 시장. 10년의 기나긴 좌파 정권 종식에 목숨을 걸다시피 한 보수우익 인사들은 오 시장의 이런 배신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대권을 염두에 둔 정치인 출신을 서울시장이나 경기지사로 뽑는다면, 서울시와 경기도의 지방 행정이 궁극적으로 망가질 가능성이 많다는 사실을 한나라당은 알아야 한다.

    미국 뉴욕시장이 정치인인적 있었나. 일본 동경시장이 정치인인 적이 있었나. 영국 런던 시장이 정치인인 적이 있었나.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대통령이 됐다고 너도나도 서울시장이나 경기지사 자리를 대권 징검다리로 삼는다면, 대한민국 지방 행정은 엉망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직시 획기적 교통체계 개선과 청계천의 기적을 이뤘기 때문에 서울시민 호응을 적극적으로 받았던 것이다. 이 전 시장이 대통령이 된 이후부터 서울시장 자리를 대권징검다리로 오인하기 시작한 그룹은 정치인들인 것 같다.

    <객원칼럼니스트의 칼럼 내용은 뉴데일리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