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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22일 11개 상임위 및 특위별로 회의를 열 예정이었으나 민주당이 각 상임위 회의실을 점거하면서 여야상호간의 비난전만 가열됐다.
한나라당은 각 상임위 회의실을 점거하면서 고집을 피우는 민주당에 "정세균 대표께서 경황이 없으신 것 같다"며 "마음먹고 활시위를 당겼는데 엉뚱한 과녁을 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차명진 대변인은 이날 '엉뚱한 곳에 힘쓰는 정세균 대표'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제1야당이 번지수를 잘못 찾으면 나라가 불행해진다"며 "이제 그만 제자리로 돌아오라"고 촉구했다.
앞서 이날 오전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한나라당은 국회가 이 지경이 된 원인에 대한 깊은 성찰 없이 야당에 죄를 뒤집어 씌우기에 혈안이 돼있다"며 "입으로는 대화 운운하면서 뒤에 숨어 또다시 반민주 악법 날치기 계획서를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두 대변인의 '국민 사랑'은 남달랐지만 해석에는 차이가 있었다. 한나라당은 민생과 경제를 살리기 위해 서둘러 법안 통과를 해야한다고 주장했지만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내놓은 법안이 국민의 민생과는 거리가 멀다며 반대했다.
차 대변인은 "한나라당의 진짜 배후는 이명박 대통령이 아니라 백년 만에 찾아온 경제위기"라면서 "청와대의 불호령이 아니라 내년 초부터 쏟아질지 모를 실직가장, 청년백수, 부도 중소기업의 통곡소리가 의원들을 단호하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 정 대표와 민주당이 소파와 의자를 켜켜이 쌓아서 막고 있는 문은 다름 아니라 민생과 경제를 살리는 문이라는 것, 이것도 제대로 모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반면 김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재벌이 은행도 갖고 방송도 갖는 법, 핸드폰 도청하고 마스크도 처벌하는 법 그리고 인터넷 감시해 국민 입 막는 법 만들기에 말 그대로 '속도전'을 벌이고 있다"며 "민주당과 국민은 한나라당을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입법부 위에 군림하는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의 사과 없이는 그 어떠한 대화도 불가능함을 다시 한번 천명한다"고 못박았다.





